시간여행이 가능한 시대, 여름 바캉스를 떠나기로 결심한 한 남자가 여행사를 찾아간다.

“손님, 어느 시대로 떠나고 싶으세요?” 예쁜 여직원의 질문에 남자는 “루이 14세 시대요! 내가 늘 꿈꾸던 시대죠! 몰리에르나 라퐁텐을 읽어보면 그 시대 사람들이 우아하고 고상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과 분수, 호화로운 실내 장식, 조각 등을 보고 싶어요. 아직 오염되지 않은 파리의 공기를 마시고 싶고, 진짜 토마토 맛이 나는 토마토를 먹고 싶어요. 살균제는 구경조차 해보지 않은 채소와 과일을 먹고 싶고, 저온 살균처리를 하지 않은 우유를 맛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1666년 루이 14세 시대의 파리로 시간 여행 바캉스를 떠난다.

남자는 그곳에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엄청난 금액의 보험가입을 권유받지만 이를 거절한 채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남자는 그곳에서 현재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기계를 도둑맞고 마법사로 몰려 교수형에 처하기 직전 거액의 보험료를 지불한다는 조건으로 보험사 직원에 의해 극적으로 구해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 소설집 ‘나무’에 수록된 2번째 이야기 ‘바캉스’의 줄거리다.

신입 승무원 시절 이 책을 읽고 시간여행이 가능한 시대 설정도 신선했지만 아름다운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과 분수, 실내장식 그리고 루이 14세 시대의 복식, 그 시절의 공기 등의 표현에 매료되어 파리 비행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파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중세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다.

베르사유 궁전의 화려함도 파리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지만 파리 외곽의 아름다운 관광 명소들 또한 파리여행을 즐겁게 해 준다. 먼저 빛의 화가 모네 ‘수련’의 배경이 된 모네 생가의 지베르니 정원이다. 세상의 어떤 아름다운 형용사로도 표현이 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꽃들이 정원 가득 피어있다. 역시 이곳에서 ‘수련’이라는 대작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음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해바라기’로 유명한 작가 고흐의 마지막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그곳, 오베르쉬르 우아즈도 아주 아름다운 곳이다. 그곳의 성당은 고흐의 유명한 작품 ‘오베르의 교회’의 배경이기도 하다. 작은 교회이지만 아기자기 하고 왠지 모를 따스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고흐의 마지막 작품인 ‘까마귀 나는 밀밭’의 배경이 된 넓은 밀밭은 고흐의 그림처럼 열정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기보다는 실제로는 한적하고 아늑한 시골의 밀밭 풍경이었다. 파랗고 높은 하늘과 어우러진 금빛 밀밭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내 마음에 왠지 모를 포근함을 주었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상티이 고성도 작고 아담한 아름다운 파리의 성이다. 베르사유의 웅장함과는 대비되는 파리 외곽의 작고 아기자기한 아름다운 성이다. 예전에는 생크림이 귀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 성에 오는 손님들을 접대하기 위해 생크림을 대접 한데서 프랑스어로 생크림이라는 뜻이 상티이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파리라는 도시의 매력은 화려하고 세련되고 웅장한 것뿐만이 아니다. 작고 아담하고 아늑한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현세와 중세가 공존하고 웅장함과 아기자기함이 공존하는 도시, 화려한 공연과 볼거리도 좋지만 파리 외곽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 해 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항공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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