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열린 한국어 서비스 후원 기념행사에서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작품을 한국어 멀티미디어 가이드로 감상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열린 한국어 서비스 후원 기념행사에서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작품을 한국어 멀티미디어 가이드로 감상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한국문화 알리기’

최근 문화 전도사로서 국적 항공사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공항과 박물관 등에서 한국 알리기에 나서는 한편 항공기를 홍보 수단으로 삼아 외국인 관광객의 이목을 끌고 있다.

2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프라하 공항 안내판에 체코어, 러시아어, 영어와 함께 병기된 한국어는 유럽 공항에 최초로 한국어 표지판이 설치된 사례로 대한항공의 한국 문화 홍보 활동의 대표격으로 꼽힌다. 인구 약 1000만 명의 체코인 중에 한국인 교민은 2000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이 표지판은 대한항공이 체코의 국영항공사인 체코항공과 긴밀히 협력하여 이루어낸 결과다. 2013년 4월 체코항공 지분 44%를 인수한 뒤 한국어를 공항 안내 간판에 병기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대한항공 측은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도 한국어 작품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한국어 작품안내 서비스 후원 론칭에 따라 오르세 미술관의 멀티미디어 가이드에서 서비스되던 기존 9개 언어에 한국어가 추가되며 오르세 미술관 가이드 맵과 카탈로그도 한글화해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잇달아 루브르 박물관, 대영박물관, 에르미타주 등 세계 3대 박물관을 후원해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실시했다. 한국어가 아시아권 언어로 유일하게 세계 3대 박물관 모두에 입성하는 순간이었다.

대한항공이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후원하게 된 데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밑바탕이 됐다. 조 회장은 학창시절 유럽 배낭여행을 하면서 해외 박물관 어디에도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없었던 현실을 항상 안타까워했다. 이에 따라 2009년 대한항공 창립 40주년을 앞두고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대한항공 측은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또 지난 7월 22일 서울 용산구 소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 측과 ‘한국문화 알리기’ 업무제휴 연장 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협약은 지난 2012년부터 양측이 맺어온 협약이 만료되면서 후원 연장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대한항공과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내외에 우리나라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알리는 데 다시 한 번 힘을 모은다.

이번 협약을 통해 대한항공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최하는 국내외 기획전시 행사를 향후 2년간 총 8회 후원하게 된다. 후원 내역은 전시 행사 관계자 항공권과 전시 작품의 항공화물 운송비용에 대한 할인 제공 및 박물관의 주요 기획전시에 대한 홍보지원 등이다.

대한항공은 항공 서비스를 이용해서도 우리 문화를 세계 속에 알리고 있다. 다양한 한식 메뉴를 구비한 기내식이 대표적이다. 대한항공의 기내식 비빔밥은 일본에 소위 ‘비빈바’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국제 관광 및 여행 박람회 등을 통해 비빔밥을 비롯해 삼계찜, 갈비찜, 불고기 덮밥 등 다양한 한식 기내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코리안 온 에어 프로그램’으로 문화 교류를 하려는 젊은이들을 선발해 항공권 지원, 해외 관광지 한국어 안내 가이드 제작을 후원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동체 래핑(wrapping·외관 꾸밈)을 통해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려 나가고 있다. 2009년부터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 사생대회를 매년 실시하고 있는데, 2015년에는 어린이들이 사랑 나눔의 가치와 소중함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우리는 멋진 어린이’라는 주제로 대회를 개최했다.

2013년에는 ‘한글날 국가 공휴일 재지정’을 기념하기 위해 주제를 ‘한글 사랑, 하늘사랑’으로 정하고 1위로 선정된 그림을 대한항공 A330 항공기에 래핑했다.

2011년에는 ‘2010∼2012 한국방문의 해’를 기념하는 취지로 ‘외국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주제로 정해 세종대왕, 남대문, 거북선 등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B747 항공기 외관에 담았다. 과거 ‘하르비’ 래핑으로 제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전 세계로 전하기도 했고 훈민정음 글자로 디자인한 모나리자 래핑 항공기, 한글 자음 받침 위에 놓인 대영박물관 대표작품 래핑 항공기도 선보인 바 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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