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추진단(외교부 청사 내)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문화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 강력한 규제개혁과 주력산업의 고도화 및 산업재편이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추진단(외교부 청사 내)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문화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 강력한 규제개혁과 주력산업의 고도화 및 산업재편이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이 ‘사면초가’다. 매달 최장기 마이너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올 7월까지 19개월째다. 8월도 ‘턴어라운드’(플러스 반전)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 이유를 따져보면 세계적 경기 둔화와 단가하락 등이 있지만, 주력 수출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게 가장 크다. 수출 5대 강국 가운데 한국만 10대 주력 수출 품목이 10년째 그대로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신산업의 발굴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 더디기만 하다. 이 모든 과제를 짊어진 ‘수출 사령관’, 그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다. 지난 1월 취임 후 60여 차례의 국내 현장방문과 간담회, 10차례가 넘는 해외순방 일정이 보여주듯, 그는 수출 살리기에 올인했다. 우리 수출에 과연 희망이 있는지, 산업체질을 바꾸는 사업재편은 가능한지를 따져 물으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추진단(외교부 청사 내)으로 그를 찾았다. 주 장관의 해법은 명확했다. “신산업 발굴의 요체는 규제 완화에 있다”고 했다.

그는 “좀 더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야 우리 산업도 변하고 우리 경제도 도약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가로막힌 벽들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1위인데 노동시장효율성(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기준)은 61개국 중 51위”라며 “경직적 노동시장 개혁이 없으면 신산업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를 향해 읍소도 했다.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119개 법안이 기업 입장에서 활동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다는 대한상공회의소의 발표는 의미심장하다”며 “신산업을 키워야 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봐줬으면 한다”고 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토론장이었다. 주 장관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때론 격정적으로, 때론 신중하게 경제 회생의 필수 조건들을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수출부터 묻고 싶다. 8월 수출 실적은 플러스로 전환되는가.

“예단하기 어렵다. 마이너스 행진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수출 주력 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다. 8월까지 파업으로 인해 7만5000대의 생산차질, 7억500만 달러의 수출 차질을 빚었다. 산업현장의 파업은 단순 노사문제가 아니라 협력업체, 지역경제,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노사 모두가 유념해줬으면 한다.”

―대기업 노조들의 파업이 연례행사가 됐다.

“조선산업도 재무적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돼도 성과에 맞는 임금체계가 없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 우리 임금체계가 생산성과 성과에 연동돼야 한다. 그리고 국제기준과 차이가 나는 노사 관행을 고쳐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국회 계류 중인 노동 관련 4법이 빨리 처리돼야 한다.”

―정부가 4대 부문 개혁을 추진해왔는데 노동부문이 가장 미진하다는 평가가 있다.

“동감이다. 많은 산업 부문이 고도화됐다. 신산업 창출도 진행 중인데, 문제는 규제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로 불리는 것들이다. 노동 관련 규제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해치는 규제들이 이제부터 글로벌 기준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 주요 완성차 5개사 평균 임금이 9313만 원에 달한다. 일본 최고의 자동차업체인 토요타(7961만 원)보다도 높다. 이런 임금 구조하에서는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다.”

―하반기 수출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유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파 등 이런 부분들로 인해 수출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연초부터 추진했던 수출 주체, 품목, 방식, 시장, 이것들을 혁신하는 노력을 계속 추진해나가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좀 낫지 않을까 전망한다. 특히 수출 주체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올해 내수 중소기업 5000개를 수출기업화하겠다고 했다. 방식도 바꿔 온라인 수출 방식으로, 품목도 비(非)내구성 소비재로 늘리고 있다. 화장품, 의약품, 식품 등이 많이 늘었다. 가장 역점을 두는 것 중 하나가 비내구성 소비재 브랜드의 세계화다. 우리에게는 자동차, 휴대전화 등 내구성 소비재 브랜드로 세계적인 게 많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내구성 소비재 브랜드는 세계는커녕 지역 브랜드도 없는 게 현실이다. 이제 K-테크, 한류 분위기 등을 활용해 우리 비내구성 소비재 브랜드를 수출 주력화해야 한다. 매출 1조 원 규모의‘설화수’와 같은 브랜드를 더 만들기 위해 지원할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있을 때는 주로 거시 정책을 살폈는데, 지금은 직접 산업 현장을 보고 있다. 무엇을 느꼈는가.

“우리 산업의 위기다. 우리 경제가 산업 재편 한가운데 있다는 생각을 기재부에서도 했는데, 실제로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를 방문해 상대국 장관이나 기업인들을 만나보니 우리가 지금까지 중국특수 등에 너무 자족하고 안주해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때맞춰 적응하는데 뒤처진 듯하다. 자동차 산업도 자율주행,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데 우리는 엔진차 중심이다. 좀 더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공급과잉인 조선, 철강, 석유화학도 그런 변화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만 우리는 위기에 부닥치면 그때 극복할 수 있는 DNA가 있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실제 우리 기업들도 그런 움직임이 있다.”

―그러한 사업재편을 도와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창출에 속도를 내야할텐데, 복안은.

“주력산업고도화와 신산업 창출의 핵심은 먹거리 만들기다. 미래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다. 이를 고민하는 주체는 기업이다. 하지만 이들이 먹거리를 찾더라도 규제나 지원 부족으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혼자선 살 수 없는 시대다. 그래서 기업이 서로 융합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규제 개선, 집중 지원, 융합 플랫폼 구성을 목표로 했다. 민간 중심으로 추진하되, 국제기준과 비교해 과도한 것은 없애야 한다. 이를 위해 이미 규제개혁 심사 자체를 네거티브방식(원칙허용, 예외불허)으로 바꿨다. 또 ‘규제프리존’도 만들려고 한다. 미국, 일본 등 경쟁국들에서 규제가 있는 이유는 안전, 소비자보호, 환경보호다. 그런 의식이 우리와 비슷한데 규제 강도는 우리보다 훨씬 덜하다. 규제는 철폐하고 연구·개발(R&D), 금융 지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줄 것이다. 미래 산업 융합도 지원할 것이다. 우리 자동차업체와 시스템 반도체 업체, 배터리업체는 모두 세계적인 기업이다. 이런 기업들이 협력할 때 시너지가 나온다. 정부 역할은 이런 기업들이 만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주는 일이다. 국내 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그러려면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의 도입 취지는 대수술을 받기 전에 환부를 도려내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것만 키우자는 것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회 업무나 잦은 대외 행사로 서울에 머물 때는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 있는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 추진단 사무실에서 현안 보고를 받는다. 23일에도 대외행사를 마치고 사무실에 들러 실무자와 현안인 전기차 육성 방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회 업무나 잦은 대외 행사로 서울에 머물 때는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 있는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 추진단 사무실에서 현안 보고를 받는다. 23일에도 대외행사를 마치고 사무실에 들러 실무자와 현안인 전기차 육성 방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이제 우리 기업들은 자기 핵심역량이 연계돼 있는 분야로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장이 필요할 때 그린 필드(기업 스스로 부지·사업장 등을 처음부터 만들어 투자하는 방식) 투자뿐만 아니라 서구처럼 M&A로 가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기활법 시행 첫날 석유화학, 농기계 등 4개 기업이 신청했다. 연말까지 10개 기업이 기활법의 지원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분할·M&A할 때 규제를 완화해주고, 세금 혜택도 추가 조치했다. 적격합병 비율 완화 등을 포함해 세제·R&D와 총 8조7000억 원의 금융지원을 할 예정이다. 사업재편심의위원회도 구성했다. 기활법 지원의 좋은 선례를 만들면 M&A를 통해 투자하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세계적 기업은 몇 개 분야에 집중해 그 분야 1등으로 올라서고 있다. 이런 글로벌 경영 추세로 우리 기업들이 갈 수 있도록 돕는 게 기활법의 큰 역할이다.”

화제를 기업 구조조정으로 옮겼다. 정부가 조선업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지 4개월이 지났는데, 난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게 현실이다.

―우여곡절 끝에 구조조정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여전히 헤드타워는 산업부가 아니라 채권단의 감독기구인 금융위원회인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 관련 부처들과 논의·협의를 계속 진행했었다. 산업 당국 입장에서 이야기했고, 치열하게 논쟁했다. 다만 정부 입장은 통일돼야 한다. 채권 은행들이 관여해 있기 때문에 금융위원장이 나선 것이다. 지금은 3개 분과로 나뉘어 있고, 산업분과는 내가 맡고 있다. 취임 초부터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창출생태계를 만드는 게 앞으로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라 봤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3개 분야의 컨설팅 결과가 늦어도 9월 중순에는 나올 것이다. 이후 업종 경쟁력 강화대책을 우리가 내놓을 것이다. 개별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해당 산업의 체질 강화로 직결되도록 할 것이다. 예컨대 철강분야는 친환경 자동차용 강판 같은 것을 키워야 한다. 선박용 일반 후판은 생산을 줄여가야 한다. 석유화학분야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석탄, 미국은 셰일가스, 우리는 원유에선 나온 나프타 기반이다. 이걸 빨리 바꿔야 한다. 범용제품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가야 한다. 삼성이 이미 석유화학을 포기했고, 이를 인수한 롯데와 한화는 대형화로 가고 있다. 이번에 컨설팅이 나오면 그걸 토대로 해서 경쟁력 강화안을 내놓을 것이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우려가 여전하다.

“주력산업 침체에 대한 패키지 대응을 위해 9월 중 조선산업이 주력인 곳에서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제도(가칭)를 도입할 것이다. 예컨대 경남 거제는 조선산업이 70%다. 이를 다른 부문으로 전환하려면 다양한 대책이 있고, 그걸 적용하려면 서로 다른 요건과 절차, 일정 등이 있을 것이다. 이 제도는 이걸 패키지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차차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비리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이 기업을 살리자고 결정한 게 적절했다고 보는가.

“대우조선은 올해 들어 시황변화를 반영해 추가로 3조4000억 원의 자구계획을 마련했다. 그것도 이행 안 될 때를 대비해 2조 원 규모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도 마련했다. 지금은 이 계획들이 제대로 이행될지 지켜봐야 한다. 그게 안 되면 원칙대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 수출은 최근 ‘보호무역주의’라는 복병을 만났다. 대통령 선거 열기가 더해지는 미국도, 자국 산업보호를 명분으로 내건 중국도 한국 수출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주 장관은 “미국에서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반(反)자유무역주의 정서에 따른 움직임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정치권과 통상당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각종 국제행사에서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졌다는데 실제로 그런지, 거기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와 자료를 가지고 보자고 주장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그것을 받아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미국 상무장관이나 미무역대표부(USTR), 업계 지도자들을 만나서 적극 설명할 것이다. 예컨대 한·미 FTA 이후 우리와 비교해 미국의 상품 적자가 늘어났지만, 서비스 분야는 미국이 매년 100억 달러 이상 흑자였다. 미국에서 최근에 대 한국 수출이 늘어난 품목을 보면 대부분 한·미 FTA 특혜를 받은 것들이다. 또한 내년부터 미국에서 셰일가스를 수입할 것이고, 올해부터 미국산 자동차 관세가 제로가 됐다. 이런 것을 보면 중장기적으로 FTA 균형이 적정화된다고 본다. 우려되는 게 반덤핑이나 상계관세 부분인데, 여러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우리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의 여파로 중국의 경제보복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줄지 않고 있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왜 배치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할 것이다. 우리 국민의 안위와 국가 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지 않느냐. 우리가 중국의 핵심 안보이익을 훼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적극 설명해 나갈 것이다. 한·중 관계는 매우 소중하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중 FTA 이행이나, 여러 협력사업을 성실하게 이행하면서, 다자간·양자간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이다.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매년 6%가량 성장하는 시장이다. 중국의 변화를 잘 감지해가면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중간재 중심으로 수출했는데, 이젠 차이나 인사이드(자급률 제고)로 인해 어렵게 됐다. 중국은 소비, 서비스 등 내수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 소비자와 서비스업이 잘되기 위해선 중국 소비자와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중국 경제·산업 변화에 맞춰 우리 산업과 수출 구조를 바꿔 발 빠르게 대처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 노력이 가능하려면 주력산업고도화와 신산업을 창출해야 한다.”

그는 이번 여름 국민적 논란의 한 중간에 서 있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불거진 ‘전기요금 폭탄’이 이슈다.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이 불거졌을 때 당초 개편에 부정적이었다가 대통령의 한마디에 산업부가 태도를 바꿨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무장관으로서 송구스럽단 얘기를 먼저 드리고 싶다. 누진제는 에너지 절약, 저소득층 지원 차원에서 유지돼 왔지만 국민소득이 늘고 소비패턴이 달라져 그걸 맞추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이번에 제기된 문제를 하나하나 다 살펴볼 예정이다. 누진제 그 자체와 그 적용과정에서 제기된 문제, 교육·산업용 등 용도별 요금 체계의 적정성과 형평성을 따져보겠다. 우리도 7월 말부터 폭염이 계속됐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부담을 어떻게 줄여드려야 하나 대안을 고민해왔다. 그런 맥락에서 그간 정부가 검토해온 전기요금 한시적 경감방안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당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누진제를 포함해 전기요금 체계를 바꾸는 여러 다양한 대안들을 논의할 것이다.”

―누진제의 단계를 줄이는 게 먼저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떤 방식이 될지 예단하지 않겠다. 전기요금 체계의 합리성·체계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다. 우리는 에너지 자원이 없는 나라다. 이런 점을 감안해 국민이 수긍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하며 미래지향적인 전기요금 체계를 만들 것이다. 가정용뿐만 아니라 산업용 역시 개편대상이다. 소비자와 전문가 얘기를 모두 들어서 합리적이고 형평성 있는 제도를 연말까지 내놓겠다.”

―에너지뿐만 아니라 지난 정부에서 해외 자원개발 투자에 실패해 이번 정부에서는 너무 보수적·소극적으로 한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나라처럼 에너지를 해외에 대부분 의존하는 입장에서 보면 해외 에너지원, 광물자원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을 공기업이 할 것인지, 역량이 되는 민간이 할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다. 나는 공기업이 하는 것은 우리 현실 여건에서 볼 때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되, 민간이 주도적으로 하도록 하는 게 기본 방향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에 ‘해외자원개발특별융자’를 1500억 원 규모로 시작할 것이다. 민간이 이런 걸 할 수 있도록 재정뿐만 아니라 세제도 지원할 것이다. 기존에 부실 투자됐던 부분은 시장 상황을 봐서 탄력적으로 정리해 나갈 것이다.”

―미래 에너지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화력 발전은 더 이상 아니다. 신재생과 원자력발전이다. 산업경쟁력이나 에너지원 확보와 온실가스감축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원전은 불가피하다. 다만 충분히 소통하고,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시설을 짓거나 관리해야 한다. 신재생은 계속 늘려가야 한다. 지난 7월에 각 기업과 기관의 신재생에너지 의무구입 비율을 2020년에는 7%까지 높였다. 태양광 풍력 발전 등에 대해 사업자들의 애로점을 총점검 중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규제 때문인지 해소 방안을 찾을 것이다. 다만 신재생 에너지원을 늘리더라도 지금 당장은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석탄, 원자력 등 기저발전도 병행할 수밖에 없다.”

주 장관의 답변 도중 수십 차례나 ‘규제 철폐’라는 단어가 나왔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칼자루를 쥔 건 국회인데, 여야 모두에서 경쟁적으로 경제민주화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국회가 기업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신산업을 위해 손봐야 할 것은 규제다. 규제는 이해관계자 간 원만한 합의가 안 되면 어렵다. 그런데 우리 경제가 발전하려면 새로운 산업이 필요하고. 신산업의 요체는 규제 완화에 있다. 이런 부분에 좀 더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야 우리 산업도 변하고 우리 경제도 도약할 수 있다. 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가 20대 국회에서 나온 119개 법안을 분석한 결과 기업 입장에서 활동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다는 발표는 의미심장하다. 신산업을 키워야 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봐야 한다. 서비스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법안과 노동 개혁 관련법 개정이 기존 산업을 고도화시키고 신산업을 창출하는 데 기본이 된다. 글로벌 기준을 감안해서 적극적으로 통과시켜줬으면 한다. 그런 식으로 계속 설득하고 있다.”

주 장관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 “법의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일시적으로 부정적 요인이 최소화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탄하듯이 규제 철폐를 강조했다. “그런 상황에서 내수를 키우려면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를 없애고 경제 활성화법도 통과시켜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인터뷰 = 오승훈 경제산업부장 oshun@munhwa.com
정리 =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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