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인자 이인원 檢출석 앞두고 自殺 양평 산책로서 숨진채 발견… 車에 유서4장 남겨 檢 “고인 애도… 일정 재검토” 수사 차질 불가피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61)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따라 이날 이 부회장을 불러 횡령·배임 혐의와 롯데그룹 비자금 등에 대해 추궁하려던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의 향후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 11분쯤 경기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한 호텔 뒤쪽 야산 산책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부회장은 산책하던 인근 주민이 발견해 신고할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으며, 반바지에 검은 점퍼 차림이었다. 경기 양평경찰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산책로 벚나무에 목을 맸고, 이후 바닥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시신에서 명함과 신분증이 발견됐고, 경찰은 지문까지 채취해 이 부회장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사망 현장에서 30∼40m 떨어진 곳에 주차된 이 부회장의 차량에서 A4용지 4장(표지 포함) 분량의 유서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유족과 롯데 임직원 앞으로 유서를 보냈다. 가족에게는 “그동안 (부인이) 앓고 있던 지병을 간병하느라 고생 많았다. 힘들었을 텐데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썼고, 롯데 임직원에게는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경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26일 오전 발견된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의 시신이 임시 안치된 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장례식장에서 출입통제선을 치고 있다.
특히 유서에는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 부회장은 전날 오후 9∼10시쯤 “운동하러 간다”며 외출했다가 귀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전날에도 중구 소공동 사무실에 출근해 정상 근무했고, 결재도 하고 검찰 출석을 앞두고 직원들과 대책을 논의한 뒤 오후 6시 30분쯤 퇴근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이 사는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오후 8시 30분∼9시 사이에 들어와 우편물도 확인하고, 경비원에게 웃으면서 ‘(장 수술로 입원했던) 우리 부인, 곧 있으면 퇴원할 거야’라는 말도 했다더라”며 “집에서 나가는 건 못 봤다는데, 들어오자마자 바로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극단적 선택을 한 이 부회장은 신 회장의 최측근 ‘가신 그룹’으로서 총수 일가의 대소사와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하며 롯데의 모든 것을 아는 인물이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 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었던 검찰은 핵심 피의자가 갑자기 목숨을 끊어 당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수사일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