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속에 초중고교가 개학했지만, 단체 학교급식(給食)의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식중독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게다가 학교급식의 부자재를 공급하는 납품 업체와 학교 간에 비위(非違)가 적발돼 학부모의 공분을 사고 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아이들의 먹거리를 가지고 비리를 저지르는 범죄는 무관용(無寬容)으로 처벌해야 한다. 필리핀과 중국의 최근 부패 대책에서도 배울 게 있다.
교육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2일 하루에만 서울, 경북, 대구, 부산 등 5곳 중고교에서 727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검사 결과 병원성 대장균으로 판명됐다. 그리고 정부 합동점검단이 지난 4월부터 석 달 간 학교급식 식재료의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을 처음으로 종합 점검한 결과 적발한 비리·법령위반 사례가 677건에 이른다. 전국 식재료 생산·가공·유통업체 2415곳을 조사한 결과 5%에 이르는 124곳 202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또, 법령 위반 의심이 가는 초중고 274곳을 조사해 471건의 비위행위를 적발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어쩌면 우려하던 게 새삼 확인된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또다시 울분을 토하고, 빙산의 일각으로 적발된 비리 대상자를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에도 서울 충암고 급식비리 사건이 터진 이후 대책이 나왔고 그 내용은 이번에 발표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정부가 추진하는 IT를 활용해 급식 전 과정을 투명하게 학부모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하자는 정책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학교급식 위생 안전관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식재료 처리 과정에 대한 지도와 점검을 강화하고 식재료 품질 확인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납품 과정과 학교 검수 절차를 투명하게 들여다보게 하겠다는 것이다. 학교별 급식 운영 실태, 급식 만족도, 비리 적발 내용 등도 철저하게 정보 공개하겠다는 방침인 바 만시지탄이나 적극 환영한다.
언론에 뭇매를 맞는 동안 잠깐 반짝하는 정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비리를 저지른 납품 업체나 학교 당국자들에게는 일벌백계가 있어야 한다. 드러난 비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서 나아가 식재료로부터 조리 과정 등 구체적인 위생과 질(質) 관리 정보를 상시 공개해 비리의 원천을 제거해 나가는 뿌리 제거 전략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문제는 예산이다. 지금도 한 해에 5조6000억 원이라는 엄청난 재원(財源)이 학교급식에 사용된다. 다른 예산의 전용이 어렵다면 수익자 부담 원칙을 활용해 급식의 질을 제고하는 원천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한 끼를 마련하는 데 들어가는 원가를 계산해 먹을 만한 적당한 질의 급식이 되도록 하는 노력이 결국 식중독 예방 정책이요, 비리 근절 대책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우리의 국민소득에 걸맞은 급식을 할 때다. 초중고교생들이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수준 있는 급식의 원가가 지금보다 2배라고 하면 결국 11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를 인건비 위주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해결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교부금 재원으로 시설비와 누리 과정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면 무상급식 도입의 논거였던 낙인 효과는 이제는 건강보험 정보 활용으로 원천적 해결이 가능하다. 절반은 정부가, 나머지 절반은 수익자 부담으로 바꿔야 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IT를 활용한 투명성 확보를 통해 비리 대책만 추진하면 된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