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유입 자금’ 급감
신흥국에 다시 불황 올 수도
한국기업에도 악영향 불가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면서 신흥국에 들어온 뭉칫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시장도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일시적인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과 채권 금리 급등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실물경제에도 리스크(위험)가 옮겨 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29일 글로벌 펀드 분석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4억9200만 달러(약 55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순유입액인 44억2600만 달러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GEM 펀드를 비롯한 신흥국 펀드의 자금 유입액은 51억5600만 달러에서 3700만 달러로 99.3%나 급감했다.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밀려온 자금으로 금융시장이 호조를 보였던 신흥국이 다시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신호가 뚜렷해질수록 신흥국에 묶여 있던 자금의 유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흥국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한국의 수출 구조를 고려했을 때 외환보유액 등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양호하더라도 직·간접적인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계 투자 자금의 이탈 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미국과 달리 한국 경제는 아직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미국 금리 인상에 대응해 쓸 수 있는 카드도 제한돼 있는데, 금리 인상으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도 “신흥국 투자 자금 이탈에 따른 금융·실물 불안이 커지면 결국 한국 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단기간에 수출 업종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3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126.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5.14bp(1bp=0.01%포인트) 상승하며 0.8445%로 올라섰다. 외국인은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4557억 원을 순매도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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