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부총리“美요구에 굴복 못해”
유럽, TTIP 사실상 실패 발표

TPP도 의회통과 불투명 상태
트럼프·클린턴도 부정적 입장


세계 각국에 불고 있는 신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바람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진했던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모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TTIP는 유럽의 반대로 협상이 사실상 실패 국면에 접어들었고, TPP는 대선 후보들과 의회의 반대로 좌초 직전에 몰려 있다.

28일 로이터와 dpa통신 등에 따르면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에 추진되던 자유무역협정(FTA)인 TTIP 협상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부총리는 이날 제2 공영방송인 ZDF 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벌이던 협상이 사실상 실패했다”며 “우리 유럽인들이 미국의 요구에 굴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까지 미국과 EU가 14번의 협상을 벌였지만 27개 항목 중에서 합의를 이룬 것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전혀 (협상)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브리엘 부총리는 독일 집권 기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이어 독일 연정의 2인자로 꼽힌다.

TTIP는 지난 2013년 2월 오바마 대통령의 미 의회 국정연설에서 공식 제시된 뒤 올해 말 협상 마무리를 목표로 미국과 EU 간에 협상이 진행됐다. 하지만 경기 부진 지속에 각국의 보호주의와 신고립주의가 강화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어왔다.

올 2월 미국 등 12개 참여국이 협정문 공식 서명까지 마친 TPP는 미국 의회 통과가 불투명해 발효 자체가 미궁 속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9월이나 10월에 의회에 TPP 이행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지만, 하원과 상원 과반을 차지한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에 TPP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또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물론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까지도 TPP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비준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TPP 비준이 무산될 경우, 아시아 지역 내 패권을 강화 중인 중국을 견제하려던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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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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