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급부상이 한국뿐 아니라 호주·캐나다에도 전략적인 딜레마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호주·캐나다에서도 중국과의 무역이 급증하면서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전통적 전략이 흔들리고 있는 것. 특히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이미지 제고에 적극 나서면서 호주·캐나다의 딜레마는 더욱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캐나다 내부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때문에 중국 인권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막히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가 9월 초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30일부터 방중하는데, 이를 앞두고 캐나다 정부가 중국계 캐나다인들의 반(反)중국 목소리를 잠재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1992년 인권 탄압을 피해 캐나다로 이민 온 중국계 운동가인 조너선 폰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캐나다 언론들이 최근 들어 중국 인권을 비판하는 내 기고문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대륙이 다른 캐나다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뤼도 총리는 일주일간의 이번 방중 기간에 캐나다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제반 조건을 협의하는 한편, 중국인 관광객 및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특히 트뤼도 총리는 이전 보수당 정권에서 다소 껄끄러웠던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큰 캐나다 무역대상국이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최대 무역국이 된 호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 칼럼에서 “호주 정부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호주 기업인들은 아시아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에 적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 장관도 인터뷰에서 “동맹이 아닌 국가가 제1의 무역대상국이 된 경우는 처음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전략 변화 가능성을 밝혔을 정도다. 실제로 호주 로위연구소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느 국가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느냐’는 질문에 미국과 중국을 꼽은 응답자는 각각 43%로 같았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