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잣대로 판단 어려운 매력
대중과 친밀한 배우 되고파”
여성들이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나쁜 남자는 ‘나쁜 놈’과는 다르다. 관건은 ‘매력’이다. 나쁜 짓을 좀 하더라도 인간적으로, 남성적으로 끌릴 만한 매력을 풍긴다면 나쁜 남자인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후자다.
그런 면에서 27일 종방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굿 와이프’의 남자주인공 이태준은 전자다. 권력욕에 불타 악행을 서슴지 않지만 아내 김혜경(전도연)을 향한 사랑만큼은 불꽃처럼 타올랐던 그에게 대중은 ‘쓰랑꾼’(쓰레기+사랑꾼)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살아남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이들을 짓밟는 방식은 쓰레기 같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진짜다. 극 중 김혜경은 이런 이태준을 보며 혼란스러워한다. 또한 시청자 역시 이태준을 법적 잣대로 판단하기 전 그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우 유지태(사진)가 있다.
“나쁜 남자의 전형이었죠. 그런데도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인터뷰를 요청한 매체만 50곳이 넘는다고 해서 ‘그래도 이태준을 잘 표현했구나’ 싶었어요. 워낙 나쁜 캐릭터라 아내(배우 김효진)에게는 ‘보지 말라’고 했죠. 불륜남이고 지질한 구석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몇 번 보고 ‘멋지게 소화해냈네’라고 칭찬해줬죠. “대단하셔”라고 말씀하신 어머니의 모니터도 인상적이었어요.”
부부 연기를 펼친 유지태와 전도연의 호흡은 굿 와이프의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유지태가 느낀 전도연은 “처음 만났을 때와 작품을 끝낸 후의 느낌이 같은 배우”다. 데뷔 19년차인 배우 유지태가 닮고 싶은 배우이자, 어엿한 감독으로도 활동 중인 유지태가 섭외하고픈 배우였다.
“촬영 전 되게 긴장되고 기대됐어요. 전도연 선배는 천생 배우예요. 그 작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했죠. 배우로서 충분히 인정받으면서도 각 장면을 연기하며 ‘내 감정이 진짜일까’를 고민하고 있었어요.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활용하려면 감독 역시 자신의 분명한 확신과 소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근데 제가 제안을 하면 출연하실까요?(웃음)”
유지태는 충무로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올드보이’의 주인공이었다. 그 영화 속에서 서늘함이 느껴졌던 이우진이라는 인물이 자라서 권력자가 된다면 굿 와이프의 이태준 같은 모습이 아닐까. 주기적으로 재상영되며 유지태를 다시금 각인시키는 이 영화는 그가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지태는 이를 뒤에 달린 꼬리표가 아닌 가슴에 건 훈장으로 여긴다.
“올드보이는 제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이죠. 저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잘 담아준 작품이기도 하고요. 그 영화 속 이우진과 굿 와이프의 이태준을 연결시킬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쁜 평가가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제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얻고 싶은 수식어는 ‘보다 대중과 친밀해진 신인 배우’예요. 드라마는 세 편째인데 아직 드라마 문법은 조금 낯설거든요. 그래도 제가 또 다른 드라마에 도전하겠다는 동기를 준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큽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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