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8·27 전당대회를 통해 예상대로 ‘친(親)문재인’ 정당으로 변신했다. 추미애 대표와 최고위원 8명 등 이번에 선출된 최고 지도부가 문재인 전 대표와 정치적으로 가깝거나 친문 지지를 받은 인사들 일색이기 때문이다. 추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경선 기간 중 거듭 공약한 것과 마찬가지로 ‘선명 야당, 강한 야당’ 노선을 천명했다. 물론 경선 과정의 언급들은 당원들의 지지를 노린 강성 발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추 대표의 정확한 노선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추 대표는 29일 첫 공식 일정인 국립현충원 방문에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도 두루 참배하는 등 통합을 의식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2월 문 전 대표 취임 때는 일부 최고위원이 참배를 거부했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국민은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기존 민주당’으로부터의 탈피 가능성을 봤고, 4·13 총선에서 제1당의 지위까지 부여했다. 더민주는 민주통합당 기치로 2012년 총·대선에서 연패하고, 그 뒤 안철수 의원과 합쳐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변신했지만 국민 지지를 받는 데 실패했다. 강경 투쟁노선 위주의 ‘친노 패권주의’가 주원인이었으며, 결국 국민의당과 분당됐다. 4·13 총선을 앞두고 개헌저지선이라는 100석 확보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누란지위(累卵之危)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던 김종인 대표를 영입했다. 운동권 정당 이미지에서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 총선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이해찬 의원 등 친노의 상징적 인사들과 막말·비리 인사들을 과감히 공천에서 배제해 호응을 받았다.

그런데 과거 회귀 조짐이 보인다. 총선이 끝나자 친노·친문 세력은 ‘김종인 노선’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민의는 ‘강성 투쟁 야당’이라고 왜곡했다. 추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김종인 체제를)빨리 끝냈어야 했다”고 공격했다. 정강(政綱)전문의 ‘노동자’ 표현 논란과 사드 반대 당론 채택 등도 같은 맥락이다. 마침 새누리당 지도부도 ‘친박’ 중심으로 탈바꿈했다. 자칫 2012년 대선 대결 구도가 재연될 수도 있다. 더민주가 총선 표심(票心)을 팽개친다면 2012년과 마찬가지로 수권(受權)에서 더 멀어질 것임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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