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MRO단지’ 무산 위기

1년8개월만에 포기 통보
격납고·산업시설 등 제동
애물단지 전락 우려 커져


충북도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청주국제공항 항공정비(MRO) 단지 조성사업이 최대 파트너였던 아시아나항공의 사업 포기로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책임론과 예산 낭비 논란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30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청주공항 MRO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 아시아나항공이 사업계획서 제출을 계속 미루다 경영상 문제에 따른 대규모 투자 부담과 낮은 수익성 등을 이유로 1년 8개월 만에 돌연 사업 포기를 통보했다. 이 사업은 민선 6기 도와 청주시의 최대 공약으로 수입대체 1조3000억 원, 일자리 8000개, 신규투자 5000억 원 창출 등 황금알을 낳는 차세대 먹거리라며 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여 왔으나 아시아나항공의 불참으로 경남 사천시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MRO 단지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특히 MRO 단지 조성을 골자로 한 충북경제자유구역의 청주 에어로폴리스 지구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에어로폴리스는 계류장·격납고·저류시설을 입주시킬 1지구(15만3086㎡)와 산업시설이 들어설 2지구(32만627㎡)로 나뉘어 개발, 부지조성 공사와 설계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까지 186억7900만 원이 투입된 데 이어 올해 279억2100만 원의 예산이 편성돼 집행 중이어서 MRO 사업이 무산될 경우 혈세 낭비는 물론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 충북도당과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각각 성명을 통해 “충북의 미래 먹거리 사업이 도민 혈세만 낭비하고 이시종 지사의 무능으로 수포가 된 만큼 정치적으로 돌려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도민 앞에 백배사죄하라”면서 “이 지사는 도민 기만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한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을 즉각 경질하라”고 요구하는 등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시종 지사는 “도민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사과한 뒤 “아시아나항공의 포기로 MRO 사업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며 항공 물류·서비스·부품제조업 등 항공 관련 사업 전반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청주 =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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