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JDI와 OLED 공동개발
파나소닉·소니 ‘TV설욕’ 노력
10년전 반도체 연합은 무산
‘전자연합’ 성공할지 업계 촉각


디스플레이, TV 등 전자분야에서 ‘일본 업체 간 결집’ 경향이 나타나 국내 업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10년 전 일본 반도체 업계 등에서 무산된 ‘히노마루(일장기) 연합’ 부활 시동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샤프전자가 일본 정부 자금이 투입된 재팬디스플레이(JDI)와 손잡고 한국 기업 견제에 나섰다.

다이정우 샤프 신임 사장은 전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재팬디스플레이와 공동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다이정우(戴正吳) 사장이 일본의 기술을 결집시킨 ‘히노마루 연합’을 만들어 한국에 대항해야 한다는 인식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아이폰이 2018년 출시될 제품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TV 강국 되찾기’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최근 파나소닉과 소니가 연합해 풀HD의 16배 해상도를 지닌 차세대 방송 ‘8K’ TV 기술을 공동 개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아 2020년 각사가 8K TV를 선보여 한국에 내준 기술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후지쓰와 파나소닉의 대규모집적회로(LSI) 사업부 통합회사인 소시오넥스트도 데이터 처리용 반도체 개발을 위해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패배의식에 빠졌던 일본 반도체도 부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가 미국 차량 반도체 인터실을 인수해 차량 반도체 업계에서 글로벌 선두를 다툴 것으로 보도했다. 앞서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기술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영국 ARM을 3조3000억 엔(약 36조 원)에 인수했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도시바는 1년여에 걸친 구조개혁을 마친 뒤 미국 웨스턴지지털과 향후 3년간 1조5000억 엔을 혼슈(本州) 미에(三重)현 욧카이치(四日市) 공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히 10년 전인 2006년 일본의 히타치제작소와 도시바, 르네사스테크놀로지 등 3개 반도체 업체가 ‘히노마루 반도체 연합’을 발족했다가 3사 간 대립 등으로 공동생산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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