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 서리대 논문

창문 닫고 외부공기 차단하면
오염물질 농도 4분의1로 줄여


교통 정체로 거북이 운행을 할 때 차 안의 오염 물질 농도가 최대 29배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왔다. 추석 귀성·귀경길에 극심한 교통 정체를 겪고 있는 운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창문을 닫아 오염된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영국 서리대학교 프라산트 쿠마르 교수와 안주 고엘 연구원은 최근 ‘환경과학: 과정과 영향’(Environmental Science: Processes and Impacts) 등 학술지에 이런 내용의 논문들을 잇달아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국 도심 가운데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가 10개 있는 6㎞ 구간 도로에서 다양한 환기 설정 하에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차 안팎의 미세입자 분포를 측정해 비교했다.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상황에서 차내 오염물질 입자는 차량 흐름이 원활한 경우 대비 최대 29배, 평균 40%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통근시간 중 2%에 불과한 신호대기 시간이 전체 오염물질 흡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원인에 대해 바깥에서 들어온 오염물질이 차 안에 쌓여 공기 질이 급격히 나빠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측정 결과 자동차 내 오염물질 농도를 가장 많이 줄이는 방법은 ‘창문을 닫고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것’이었다. 이럴 경우 탑승자가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정도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의 24% 수준으로 줄었다. 팬을 돌려 환기 설정을 ‘내부 순환’ 모드로 유지하는 것도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연구책임자인 쿠마르 교수는 “교통이 막히거나 신호대기 중일 때는 자동차의 창문을 닫고 팬을 끈 상태로 앞차와의 거리를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라며 “만약 팬이나 히터를 켜 둬야 한다면 외부 공기를 차단하고 차내 공기를 순환시키는 설정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세계적으로 대기 오염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도심에서 측정된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산과 들이 많은 교외에서 교통 정체가 없을 경우 창문을 열고 환기시키는 것이 실내 오염물질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한편, 2013년 10월 실외 대기 오염을 발암 요인으로 규정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추산에 따르면 대기 오염에 따른 사망자 수는 2012년 기준 연간 370만 명으로, 도로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의 10배가 넘는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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