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해 건어물 매장 상인과 악수를 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해 건어물 매장 상인과 악수를 하고 있다.

秋-‘대통령 난 전달’ 김재원
비공개 대화 없이 약식 면담

與인사 “女대女 기선잡기 경쟁”
秋, 이정현 대표와도 7분 대화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선물한 난(사진) 화분을 들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취임 축하 차 들른 것은 오후 3시 40분. 덕담 몇 마디를 주고받은 뒤 김 수석이 자리를 뜬 시간은 3분 만인 오후 3시 43분이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일어서야 한다는 추 대표의 ‘바쁜’ 일정 때문에 관행대로 하던 공개접견 후 비공개접견 세션도 갖지 못한 채 썰렁한 대면을 한 것이다. 앞으로 여성인 박근혜 대통령과 여성 야당 대표의 냉랭한 관계를 예고하는 것처럼 보이는 지점이었다.

김 수석은 전날 오전 일찍 청와대에서 직접 기른 최고급 난을 준비해 놓고 호출을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충분했더라면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을 계획이 있었지만 그런 틈조차 갖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대표가 여권 지도부와의 접견 혹은 만남에 할애한 시간이 극히 짧은 것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7분 공개 대화만 가진 것에서도 나타났다. 추 대표는 하지만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는 비교적 긴 시간 동안 비공개로 접촉해 대비된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6월 10일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 수석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예방했을 때는 공식 접견 이외에 비공개 대화를 30분 가졌다.

정치권에서는 이처럼 ‘냉랭했던 3분’이 앞으로 여성 대통령과 여성 야당 대표와의 관계를 예고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여성 대통령과 여성 제1 야당 대표의 신경전과 기선 잡기 경쟁이 예상보다 거세고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일부 관계자들은 ‘추다르크’ 별명처럼 친문(친문재인) 강성으로 분류되는 추 대표가 지난 주말 당 대표로 선출되자 “예상은 했지만 가장 피하고 싶었던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제 추 대표는 공식 집무 시작 첫날 광화문의 세월호 유족 농성장을 찾아 “원내에 머물렀던 세월호 대책위를 최고위원 한 명을 정해 당 대책위로 옮기겠다”면서 세월호 이슈를 대여 전선의 전면으로 부각할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박 대통령이) 대한민국 적통인 임시정부를 부정하려고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날을 세웠다. 결국 30일엔 여야가 이날 본회의 처리를 합의했던 추경안도 야당의 거부로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이런 기류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추 대표와의 대화에 조급해하는 모습은 없을 것”이라고 애써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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