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헤스, 차기 유엔총장 3차투표도 1위… ‘大勢論’ 굳히기

5개 상임이사국 거부권이 변수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3차 비공개 투표에서도 포르투갈 총리 출신 안토니우 구테헤스(67·사진) 전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가 1위에 올라 대세론을 굳히는 분위기다.

29일 미국의 소리(VOA),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투표가 실시된 가운데 구테헤스 전 대표는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11개국의 ‘권장’ 표를 받아 1위에 올랐다. 15개 안보리 이사국이 후보를 놓고 ‘권장’, ‘비권장’, ‘의견 없음’ 중 택일하는 형식이었던 이날 투표에서 구테헤스 전 대표는 ‘비권장’ 3표, ‘의견 없음’ 1표를 받았다.

구테헤스 전 대표는 지난 7월 시행된 안보리의 1차 투표와 8월 시행된 2차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한 바 있어 이번 3차 투표 결과로 한 발 더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VOA는 “각국 외교관들이 구테헤스 전 대표가 10년간 UNHCR에서 근무했던 경험, 1995∼2002년까지 포르투갈의 지도자로 지냈던 경험에 더해 그의 카리스마를 높이 평가하면서 지지를 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곳이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총장 선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구테헤스 전 대표의 선출을 확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구테헤스 전 대표가 1차 투표에서는 ‘비권장’을 1표도 받지 않았으나, 2차 투표에서는 ‘비권장’ 2표, 3차 투표에서는 ‘비권장’ 3표를 받은 상황도 걸림돌이다.

한편 이날 투표에서는 동유럽 국가 출신 사무총장 후보들이 2, 3위를 차지했다. 미로슬라프 랴차크 슬로바키아 외교장관이 ‘권장’ 9표로 2위에 올랐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부크 예레미치 세르비아 전 외교장관이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안보리는 의견 일치가 될 때까지 비공개 투표를 거듭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 1명을 10월쯤 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며, 선출되는 후보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