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원 이광수의 삶과 사랑을 새롭게 조명한 소설가 김광휘(왼쪽) 씨와 이광수의 막내딸 이정화 씨.
춘원 이광수의 삶과 사랑을 새롭게 조명한 소설가 김광휘(왼쪽) 씨와 이광수의 막내딸 이정화 씨.

- 春園 러브스토리 소설 ‘태양의 천사’ 펴낸 김광휘

“허영숙과의 삶 연대기순그려… 사실·허구 7 對 3 ‘실록소설’
이광수 막내딸 3년간 취재… 생생한 증언 소설에 담기도
내년 ‘무정’탄생 100주년… 문학적 성과 재평가돼야”

“내년이면 춘원 이광수의 ‘무정’ 탄생 100주년입니다. 이제는 춘원의 문학적 성과를 끌어안을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MBC 라디오 ‘여성시대’, TV 드라마 ‘제4공화국’을 집필했던 김광휘(73) 작가가 2권으로 펴낸 신작 소설 ‘태양의 천사’(나남)에서 이광수(사진)의 친일행적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내용을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친일행적과 문학 작품에 대한 평가가 분리될 수 없다는 일부 역사단체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태양의 천사’는 조선 최고의 문인에서 일제강점기 갑작스러운 변절로 친일파로 낙인 찍힌 이광수와 그의 부인이자 조선 최초의 여성 개업의 허영숙의 삶과 사랑을 연대기 순으로 그리고 있다. 대부분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어 ‘실록 소설’이란 부제가 붙었으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광수의 변절에 관한 사연이 포함됐다.

문제의 장면은 2권 ‘전향’에 서술돼 있다. 이광수는 1938년 같이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제의 모진 악형 끝에 별세한 도산 안창호를 보고 전향을 결심하지만 그 뒤엔 더 큰 뜻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 문인인 자신이 전향함으로써 옥고를 치르고 있는 청년운동단체 수양동우회 회원들의 목숨을 구하겠다는 명분이다.

실제로 춘원은 이때를 계기로 집 안에 일장기를 걸고 참배를 하는 등 이전과는 180도 다른 행보를 보였고, 급기야 1940년 2월 가야마 마쓰로(香山光郞)라는 이름으로 창씨개명까지 했다.

김 작가는 “이 소설에서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7대3의 비율로 했다. 대부분 고증을 토대로 했으며 러브스토리에 상상을 덧붙였다”면서 “한국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춘원과 그런 춘원을 있게 한 허영숙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사료 고증 외에 이광수의 막내딸로 미국 필라델피아에 거주 중인 이정화 씨의 생생한 증언도 더했다. 지난 3년간 30회 정도 만나면서 심층 취재해 소설에 반영했다. 이광수는 허영숙과의 사이에 1남 2녀를 뒀으며 큰아들과 큰딸도 현재 고령이지만 미국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정화 씨는 국내 학술 연구모임인 ‘춘원연구학회’를 통해 부친의 복권에 애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9월 말쯤 예정된 학회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며, 부친이 마지막까지 살았던 경기 남양주 사릉에 기념관 건립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작가는 “춘원의 친일행각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왜 하루아침에 변절하게 됐는지에 대해 바로 알리고 싶었다”며 “내년이면 1917년 발표된 한국 최초의 현대소설 ‘무정’ 탄생 100주년이다. 월북한 벽초 홍명희도 전집이 나올 만큼 복권이 많이 됐다. 이젠 춘원의 문학적 성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재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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