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소설 ‘미실’로 이름난 김별아(47)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탄실’(해냄)을 펴냈다.
탄실은 한국 근대문학 최초의 여성 소설가로 알려진 김명순(1896∼미상)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작품이다. 탄실은 김명순의 아명이다.
김명순은 1917년 문예지 ‘청춘’에 단편소설 ‘의심의 소녀’가 당선돼 등단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춘원 이광수에게 극찬을 받았다. 여성 작가로는 처음 소설집 ‘생명의 과실’(1925)을 출간하는 등 소설 23편, 시 107편에 수필과 평론, 희곡과 번역 시·소설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그러나 김명순에 대한 평가는 야박한 편이다. 평양 거부였던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신문물을 접했다는 점, 어머니가 기생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정당한 문학적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 유학 중에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왜곡되면서 “행실이 문란하다”는 인신공격을 받아야 했다.
김 작가는 “김명순은 아버지, 남편 같은 방패가 없는 여자였고 그래서 더욱 공격받았다”며 “그래서 내 작업은 그녀에게 찍힌 불도장을 지우고 작가이자 인간으로서의 그녀를 회복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김명순을 재조명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녀의 시와 소설, 희곡과 수필을 해체해 소설 속에 재조립했다. 그리고 자전적 소설과 수필 등의 에피소드를 빌려 그녀의 숨겨진 삶과 사랑을 재현했다.
책의 ‘일곱 개의 얼굴을 가진 새’에서 화가 김찬영과의 스캔들은 희곡 ‘두 애인’에 등장하는 김춘영과의 에피소드를 참고했다. ‘악마의 사랑’은 수필 ‘계통 없는 소식의 일절’을 바탕으로 했으며 ‘생명의 과실’의 신문 기자 생활과 자살 관련 에피소드는 수필 ‘잘 가거라-1972년아’ 등에 근거했다.
김 작가는 그러나 무엇보다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 그녀의 숨결을 상상하기 위해 자신을 포함해 작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무거운 숨소리에 귀 기울였다. 김 작가는 “최초의 여성 소설가이면서도 문학사에서 빠진 선배 작가를 복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잊힌 이름을 찾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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