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찬의 롤모델은 2012 런던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오진혁(35)이다. 오진혁은 구본찬의 소속팀 현대제철의 주장이기도 하다. 구본찬이 2014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태릉선수촌에 입촌했을 때 오진혁은 구본찬의 룸메이트를 자청했다. 구본찬은 “TV에서 보던 유명한 선수와 함께 생활하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도 행복하고 영광스러웠다”며 “형님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구본찬은 오진혁과 함께 생활하면서 훈련하는 방법, 컨디션을 조절하는 방법부터 세세한 것까지 습득했다. 구본찬은 “리우에서도 진혁이 형과 자주 통화하면서 여러 조언을 들었다”며 “과녁과 우리 팀만 생각하면 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여전히 오진혁은 존경의 대상이다. 구본찬은 “진혁이 형이 어깨 부상이 있어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몸이 안 좋다”며 “그런데도 활을 쏘는 것을 보면 정말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양궁을 시작한 구본찬이 딱 한 번 양궁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 그를 붙잡은 것은 큰형이었다. 구본찬은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매일 힘들게 운동하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을 고민하다가 숙소를 나와 집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마침 해병대에 입대했다가 첫 휴가를 나온 형에게 들켜 태어나서 처음으로 크게 맞고 학교로 돌아갔다.
구본찬은 “형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고, 엄청 맞은 것만 기억난다”고 웃으며 “형이 그때 잡아줘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 형이 미웠지만, 돌이켜 보면 그때 힘든 것은 힘든 것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금메달을 딴 후 형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느냐고 묻자 “경상도 남자들은 그런 말 안 한다”며 “바쁜 일 지나고 나면 보자고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답했다.
구본찬의 부모 역시 그가 양궁 선수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됐다. 구본찬은 “어머니, 아버지는 늘 제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며 “‘우리가 활을 쏴 주는 것도 아니고, 네가 선택한 길이니까 잘 생각해서 결정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밝혔다.
구본찬은 올해 현대제철에 입단하며 받은 계약금에 대출을 보태 부모님께 아파트를 한 채 마련해 드렸다. 구본찬은 “지금까지 운동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이 뒷바라지를 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인천=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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