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브레인·웰빙주사…
치료 목적 아닌 피부미용 이용
주사기 재사용 등이 감염 원인
순창서 C형간염 집단감염 소동


보건당국의 감염 관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서울 동작구 서울현대의원에서 C형 간염 집단감염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감염 공포가 커진 가운데 31일 전북 순창 지역에서는 ‘C형 간염 환자 200명이 집단 발생했다’는 소문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대형 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염관리 실태가 열악한 동네 의원에 대한 보건당국의 관리 허점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는 탓이다. 특히 의료계에서 일부 의원들이 각종 의약품을 섞어 환자에게 투여하는 ‘칵테일 주사’를 무분별하게 시술하고 있어 추가감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C형 간염이 의료기관을 통해 집단으로 발생한 것도 이러한 무분별한 주사기 사용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돈벌이가 되면 이런저런 시술을 마다하지 않는 의료업계와 몸에 좋다면 이런저런 주사도 상관없다는 환자의 욕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무엇보다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치료목적이 아닌 피부 미용 등을 이유로 칵테일 주사가 성업 중인 게 문제다. 여러 영양제 성분을 혼합해 쓰는 칵테일 주사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의원마다 가격을 제각각 매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의원마다 기력회복이나 혈행 개선, 노화방지, 치매 예방, 피부미용 등 건강 욕구를 자극하는 문구를 내걸고 적극적으로 시술하는 상황이다. 직장이 밀집한 도심에서는 점심시간에 맞춰 피곤한 직장인들을 상대로 칵테일 주사를 놓고 간이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게 하는 의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또 학원가 주변 의원에서는 수험생이 맞으면 두뇌 활동이 촉진된다는 ‘브레인 주사’도 등장한 상황이다. 포도당 영양제 성분을 넣은 ‘웰빙주사’, 만성피로에 좋다는 ‘마늘주사’, 미백효과가 있는 글루타티온 성분의 ‘백옥주사’, 미백효과와 피로해소에 좋다는 ‘신데렐라 주사’ 등 온갖 칵테일 주사가 난무하고 있다. 이 같은 무분별한 주사제 사용이 불법은 아니지만, 안전성과 유효성도 검증되지 않았고 감염 우려도 높다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집단 C형간염은 다양한 칵테일 주사를 시술하던 과정에서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리식염수 병에서 주사액을 추출해 다른 영양성분과 섞는 주사기가 재사용돼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경우 환자에게는 주사기를 재사용하지 않더라도 주사액 자체가 오염돼 감염될 수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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