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보다 패배할 걱정 앞서
美정치 극단적 분열상 방증
“정직·믿을만한 인물 아니다”
클린턴 59% - 트럼프 61%
상대에 대한 반감 선거 주도
2016년 미국 대선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라는 역대 가장 비호감 후보 대결로 펼쳐지면서 민주·공화당 지지자들은 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보다 패배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1일 조사됐다. 이례적인 흑색선전·비방 선거전 때문에 유권자들이 부정적 감정에 더 노출된 데 따른 것으로, 미국 정치의 극단적 분열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트럼프가 선거 조작 가능성까지 이미 제기한 상태여서 11월 8일 대선 뒤에도 결과를 둘러싼 지지자들 간 충돌마저 예상된다.
이날 USA투데이와 서퍽대가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80%, 클린턴 전 장관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62%는 ‘상대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두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지지 후보 승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흥분된다’고 답한 트럼프 지지자는 29%, 클린턴 지지자는 27%에 불과했다. 앞서 USA투데이 등은 지난 8월 24~29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표본 오차는 ±3%포인트다.
이러한 결과는 이번 선거가 역대 가장 비호감 후보 간 대결로 치러지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클린턴에 대해 ‘정직하고 믿을 만한 인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클린턴 지지자 중에서도 4명 중 1명꼴인 25%가 이 의견에 찬성했다. ‘트럼프는 정직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한 응답자도 트럼프 지지자 20%를 포함해 총 61%에 달했다. USA투데이는 “양당 후보에 대한 극도의 반감이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선거를 주도하고 있는 감정은 경쟁 후보에 대한 반감”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인지 민주·공화당 지지자들은 이번 대선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이민 정책과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불법 이민자 추방과 무슬림 입국 금지 등을 내놓은 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이 44%,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47%로 거의 반반이었다. 인종별로도 크게 달랐다. 흑인 80%와 히스패닉계 60%는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로 규정했지만, 백인 응답자의 54%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런 시각은 후보 지지로 직결됐는데, 흑인 90%와 히스패닉계 67%는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백인 응답자층에서는 트럼프 지지율이 49%로, 클린턴 전 장관(41%)을 앞섰다.
또 응답자들은 클린턴·트럼프 후보를 괴롭히는 각종 사안에 대해서도 상당히 공세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 80%는 트럼프가 1976년 이후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이 통상적으로 밝혀왔던 납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고, 클린턴 전 장관이 외국인들의 후원 의혹을 사고 있는 클린턴 재단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4%에 달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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