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 연구 전문학원도 인기
대한민국의 술 문화가 바뀌고 있다. 주류업체에서 ‘소맥(소주+맥주) 자격증’을 만들 정도로 ‘부어라, 마셔라’ 식의 음주 문화가 강했지만, 최근 들어 술을 연구하고 음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대에는 술을 직접 만들고 공부하는 동아리가 생겼다. ‘비어 소믈리에’가 신종 인기 직업으로 떠오르고, 술과 곁들여 먹는 안주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원도 생겼다.
서울대 맥주 양조 동아리 스누브루(SNU Brew)를 만든 장원혁(24) 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동아리 회원들과 서울 근교 맥주 양조 시설을 찾는다. 전문 강사에게 ‘나만의 수제 맥주’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회원들과 함께 직접 맥주를 만들어보기도 한다. 장 씨는 “술에 대해 제대로 배울 기회가 많지 않은 안타까움에 동아리를 만들었다”며 “양조 시설에 가서 직접 강연을 듣고 다양한 맥주 맛도 보면서 맥주를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만들어진 스누브루는 현재 회원이 200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서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의 한 비어 소믈리에 양성 학원은 수강 신청자가 줄을 잇는다. 비어 소믈리에 과정은 1년에 2번 운영되고, 한 번에 20명만 모집하기에 비어 소믈리에 자격증을 따기는 쉽지 않다. 이곳에서 교육받고 독일의 유명 맥주 교육기관 ‘되멘스 아카데미’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을 따면 다양한 맥주의 맛을 감별할 수 있게 된다. 비어 소믈리에가 되면 주점에서 고객 취향에 맞는 맥주를 추천해주거나, 맥주와 궁합이 맞는 안주를 골라주기도 하고, 강연을 다니기도 한다. 학원 관계자는 “모집 공지를 올리면 거의 곧바로 마감된다”며 “맥주 맛 구별, 맥주 종류별로 적합한 술잔의 온도, 맥주의 신선도 등을 모두 공부해야 비어 소믈리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주 문화의 변화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00명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 고위험 음주나 폭탄주 음주가 감소했다. 폭탄주를 마신다는 응답자는 45.7%로 2013년(55.8%)보다 줄었다. 안주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학원도 인기다. 서울 종로구 안주문화연구소를 거쳐 간 수강생은 지난 6년 동안 1090명에 달한다. 양동해 소장은 “최근에는 2차, 3차로 자리를 옮기기보다 한 곳에서 술자리를 깔끔하게 끝내는 분위기”라며 “술과 어울리면서 영양 섭취도 가능한 최상의 안주를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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