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백남준’ 이이남, 부산비엔날레서 미디어아트 선보여
전시장에는 ‘틸트 브러시’ 헤드기어가 갖춰져 있고, 방문객은 이 헤드기어를 장착한 후 양손에 그립형 영상조작장치를 들고 눈앞에 펼쳐진 3차원 공간에 그림을 그리도록 돼 있다. 틸트 브러시는 손에 쥔 조작장치를 통해 실물 크기의 3차원 그림을 그리는 구글의 가상현실(VR) 페인팅 애플리케이션을 말한다.
실제로 전시장에서 헤드기어를 쓰면 이이남 작가의 작품과 함께 수많은 별이 명멸하는 광활한 우주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러면 관객은 왼손의 그립으로 눈앞의 팔레트에서 그림 그리는 도구와 색깔을 선택한 후 오른손으로 그림을 그린다. 체험이 끝나면 작가의 작품 위에 합성된 관객의 그림을 인화지로 출력해준다.
이 작가는 “무수히 많은 한자가 입체적으로 채워진 가상의 공간을 만나게 되는데, 이는 문자와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에 의해 혼재된 인간의 의식체계를 시각화한 모습”이라며 “구글의 기술과 추사체로 이뤄진 제 한자이미지 작품과 관람객의 자유로운 그림이 만나서 창조되는 새로운 세계 즉 이번 비엔날레의 전시 제목처럼 혼혈하는 지구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2006년 서울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에 참가해 김홍도의 ‘묵죽도’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은 이이남 작가는 동서양 미술사를 현대 미디어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세계 각국으로부터 전시 초대를 받고 있다. 이번 전시도 연초에 틸트 브러시 기법을 개발한 구글의 의뢰에 의해 성사됐다.
한편 F1963은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리노베이션해 새롭게 만들어진 문화공간으로 전시장과 공연장 외에 자연광이 들어오는 중정을 중심으로 테라로사 등의 카페와 체코 크래프트 맥주와 체코 요리를 판매하는 펍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다. 비엔날레 기간 중 이곳에서는 한·중·일 아방가르드 작품이 전시되는 부산시립미술관과 달리 1990년대 이후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한다.
부산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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