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갤럭시 노트7 전량 리콜… “위기를 기회로”

미쓰비시, 결함 은폐해 치명타
애플, 안테나 불량 뒤늦게 인정
고압적이고 불편한 AS로 악명

존슨앤드존슨, 발 빠른 대처
더 큰 신뢰 받고 한단계 도약


‘호사다마(好事多魔)’ ‘전화위복(轉禍爲福)’.

요즘 삼성그룹 내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자성어다. 좋은 일에는 탈도 많은 법이니,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말들이 사내게시판을 도배하고 있다.

홍채인식과 방수·방진 등 앞선 기술력으로 유례없는 흥행몰이를 이어가던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 발견과 250만 대 전량리콜이라는 초강수 뒤에는 리콜(recall)이 독(毒)이 되기보다 약(藥)이 된다는 ‘리콜의 경제학’이 있기 때문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지난 2일 “신제품 교환에 드는 비용은 마음이 아플 정도”라고 했지만 무너진 신뢰를 찾는 게 장기적으로 더 큰 가치라는 데 삼성의 수뇌부와 말단직원까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우선 1994년에 애니콜 초기작 불량품 15만 대(당시 시가 500억 원)를 임직원 20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없애는 이른바 ‘화형식’을 치른 적이 있다. 이 사건 직후 시작된 품질개선 노력은 그해 8월 애니콜이 모토로라를 제치고 51.5%의 점유율로 국내시장 1위로 올라서는 데 밑거름이 됐다.

리콜을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한 기업들이 적지 않다. 1982년 미국의 존슨앤드존슨의 ‘타이레놀’ 전량수거는 신뢰를 회복한 계기가 된 사건이다. 당시 청산가리가 함유된 타이레놀 복용으로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 회사는 미국에서 팔린 타이레놀 제품 800만 개를 모두 회수해 재검사해 제조 공정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밝혀 오명을 씻었다.

반대로 리콜 정보를 은폐하려다 재기 불능의 상태에 빠진 경우도 있다. 지난 2000년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는 과거 30년간 100만 대 이상의 리콜 정보를 은폐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회사는 이후 잇단 차량의 결함 사고와 맞물려 판매가 급감해 결국 재기 불능 상태에 이르렀고, 일본 소비자에게도 외면받고 말았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경쟁사인 애플의 태도와도 비교된다. 애플의 ‘고압적’인 태도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2010년 발생한 이른바 ‘안테나 게이트’다. ‘아이폰4’ 출시 직후 일부 소비자들이 왼쪽 아랫부분을 잡으면 수신 감도가 떨어진다며 안테나 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휴대전화를 다른 방식으로 쥐거나, 케이스를 사라”며 문제의 원인을 소비자 과실로 돌려 반발을 샀었다. 애플은 이후 한 달 뒤 리콜을 결정했다. 애플의 애프터서비스(AS) 정책도 항상 논란거리다. 애플은 수리 전에 수리비용을 선결제하도록 강제하거나 액정 교체만 의뢰해도 애플진단센터가 제품 전체의 교체를 결정하면 이에 따라야 하는 등 수리 범위를 임의대로 결정하는 정책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방승배·임정환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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