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 인권 등 잇단 격돌
패권경쟁 당분간 불가피 관측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문제는 당사국 간에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미국 배제’ 외교전략으로 나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 문제와 남중국해 등 해양영토 분쟁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중국의 행보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에 맞서면서 미·중 관계 재설정을 위한 신형대국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한 반접근 및 지역거부(A2/AD)전략으로 파악된다. 미·중간에 군사안보 대결기조가 고착화하면서 패권경쟁도 더욱 첨예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5일 항저우(杭州) 국제전시장에서는 미·중간 대립기류가 흘렀다. 양국은 지난 3일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중국 인권문제, 사드 배치 문제 등을 놓고 전면적으로 맞붙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하며, 미국 측에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마디로 “이해당사자가 아닌 미국은 아·태지역 군사안보 현안에서 빠지라”고 촉구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토주권 △해양 권익 수호 △이해당사자 간 문제 해결 원칙도 제시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이 지역의 동맹국 안보를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이라며 중국의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 해양영토 분쟁에서 국제법 준수, 합법적 상업활동, 항행 및 비행자유 수호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남중국해 영토 주권과 해양권익을 확고부동하게 수호해 나갈 것”이라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아시아에서 미국의 힘을 줄여 중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대국굴기(大國嵋起)’ 전략을 유지해 왔다. 군사현대화를 통해 제1도련(오키나와-대만-남중국해를 연결한 지역)에서 제2도련(사이판-괌-인도네시아)으로 해양 방어선을 확대하고, 미국을 겨냥한 반접근 및 지역거부(A2/AD) 전략을 구체화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는 아·태 재균형 정책을 실행에 옮기면서 전체 미 해군력과 공군력의 약 60%를 아·태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필리핀 등 동맹국들을 재결집시켰다.

이와 관련,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 본부장은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매년 발행하는 ‘밀리터리 밸런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국방비(5995억 달러)는 2위(중국)에서 10위(한국)까지를 합한 액수(5424억 달러)보다 커 미국 군사력이 압도적인 세계 1위”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싱크탱크에서는 중국이 신형대국관계를 추구하면서 사드와 해양영토 분쟁 등에 대한 고강도 대응을 하고 있지만 실패할 경우 역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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