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상임의장“시장 왜곡 철폐를”
日“G20회의, 시진핑 극장 변질”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틀째인 5일에도 중국 관영 매체들은 “세계는 왜 ‘중국 처방(중국의 경제 발전 방안)’에 찬사를 보내는가”는 등의 제목으로 자화자찬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회의에 참석한 서방 국가들은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외치는 중국은 자신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라면서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개회사를 통해 “각국이 무역과 투자를 늘리고 보호무역주의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에 착수해야 하며 공허한 대화가 아닌 실질적 행동으로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6.7%로 중고속 성장을 이뤘다는 점과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한 점 등을 성공 사례로 내세우며 자국의 발전모델인 ‘중국 처방’을 대대적으로 홍보, 세계 경제의 주도국으로서 위상을 다지려는 것이다.
하지만 서방 참가국 사이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도날드 투스크(사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유럽 정상들에게 서한을 보내 “철강 등의 산업 분야에서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보조금 축소 및 시장 왜곡 조치 철폐 같은 효과적인 행동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외르크 부트케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발간한 연례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 개혁 진행 상황이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중국이 시장을 더 개방하지 않으면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을 막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철강·석탄 분야의 생산과잉 문제는 미국 및 EU로부터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은 세계 무역분쟁의 핵심 현안이다.
해외 기업에 대한 중국의 거침없는 인수·합병(M&A)은 경계 대상이다. G20 개막식 당일에도 영국에서는 중국의 대형 데이터센터 제공업체인 ‘데일리 테크’주도 컨소시엄이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스위치’ 지분 50%를 인수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안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본 매체들도 이번 G20 정상회의가 시 주석의 지도력을 내외에 과시하는 ‘시진핑 극장’으로 치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지(時事)통신은 5일 이번 G20 정상회의가 “시 주석의, 시 주석에 의한, 시 주석을 위한 G20”이라면서 남중국해, 동중국해 등으로 대립해 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그리고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도 여유로운 모습으로 악수하며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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