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새누리당·호남 연대와 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통한 정치개혁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새누리당·호남 연대와 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통한 정치개혁 등을 주장하고 있다.

-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호남 출신 與대표의 첫 사과
내년 대선 앞두고 연대 모색

‘헌정 70년 국민위원회’ 제안
1년 시한 혁명적인 국회 개혁
사드 등 초당적인 협력 당부

野 “靑 대변인 수준의 연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등 진보 정권 시절 국정 비협조와 보수 정부의 호남 차별에 대해 포괄적인 사과를 한 것은 국민통합과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호남 20%’ 득표를 목표로 제시했던 이 대표가 호남 연대 등 본격적인 서진정책을 통해 호남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 홀대 사과 및 서진정책=이 대표가 김대중정부 시절 국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은 점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사과한 것은 새누리당과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또 한 번 재도약을 위해 호남과 새누리당이 얼마든지 연대정치·연합정치를 펼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보수정당 첫 호남 출신 대표로서 그간 ‘앙숙’이었던 영남과 호남의 지역 연대 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 대표는 “호남은 진보도, 과격도, 급진도 아니다. 특정 정당의 전유물도 아니다”라며 “호남이 당장 유력한 대선 주자가 없다고 변방 정치에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다. 호남도 주류 정치의 일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호남 정치 세력과의 본격적인 연대를 모색하는 한편 ‘서진 정책’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야당을 향해 “대선 불복의 나쁜 관행을 멈추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이 같은 발언을 하자 야당 일부 의원들은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 “누가 그런다는 거예요” 등의 항의성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개혁=이 대표는 정치 개혁과 관련해 “국회가 ‘헌정 70년 총정리 국민위원회’를 1년 시한으로 설치해 혁명적인 국회 개혁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그는 “국민 중에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인사들이 국회를 한 번 제대로 진단하게 하자”면서 “그분들이 국회법, 국회 행태, 국회 관습, 국회 관행, 국회의원들의 행동과 의식을 1년간 함께 활동하며 지켜보게 하자”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제안은 개혁 주체를 국회의원에서 국민으로 바꾸겠다는 이 대표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그는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눈으로’라는 점을 항상 강조해 왔다.

◇사드, 김영란법, 개헌 등 현안=이 대표는 안보 문제에 대해 여야를 떠나 초당적 협력을 제안했다. 그는 대북 안보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핵 도발을 연이어 하고 있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발사하고 있으나 일부 정치인들이 안보 문제를 정략적 편 가르기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양비론을 넘어 북한 당국이나 주변 관련국이 오판하게 접근하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일부 반대 여론에 대해 ‘북한 책임’이라는 점을 또 강조하는 등 국내의 논란을 넘어 외교전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개헌과 관련해서는 “특정 정권이나 정당, 정치인이 주도해서 추진하는 정치헌법, 거래헌법, 한시 헌법은 안 된다”면서 “학계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정치권의 합의에 따라 추진 방법과 일정을 투명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이 대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철저한 준수 △정부 감사 기관과 국회의 고압적 감사 태도 개선 △대기업의 중소상공인 업종 침해 규제 등을 약속하고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위한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윤관석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5일 오전 현안브리핑을 통해 “‘집권여당 비전’ ‘국정실패 자성’ ‘민생고통 대책’ 없는 3무(無)의 남 탓 연설”이라며 “집권여당이 제시해야 할 향후 비전이나 국정 실패로 인한 난맥상과 민생경제 실패로 인한 국민 고통에 대한 자성이나 대책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대한민국의 현재 위기상황과 그 원인인 청와대와 여당의 잘못에는 눈을 감은 채 오로지 정치혐오에 편승해 의회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 대표의 의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신선종·김다영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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