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서 ‘빈자의 어머니’ 테레사 수녀 시성식
4일 AFP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과 시성미사를 거행하며 “테레사 수녀는 길가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몸을 굽히고 그들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존엄성을 보았다”며 “테레사 수녀의 미소를 우리의 가슴에 담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이를 전하도록 하자”고 밝혔다. 교황은 이어 “테레사 수녀는 전 세계 권력자들이 자신이 만들어낸 빈곤이라는 범죄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성식에는 전 세계에서 약 12만 명의 신도가 참여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테레사 수녀를 성인으로 추대한다고 발표하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또 이날 시성식에는 가난한 이를 위해 평생을 바친 테레사 수녀의 삶을 기리는 의미로 노숙자 1500명이 초청됐는데 시성식이 끝난 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들에게 교황청 내부에서 피자를 대접했다.
가톨릭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사망 이후 길게는 수세기에 이르는 시간과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지만 테레사 수녀는 대중적인 인기와 전·현직 교황의 배려 덕분에 이례적으로 19년 만에 성인 대열에 합류했다. 테레사 수녀와 각별한 사이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테레사 수녀가 선종한 지 불과 2년 만에 시복 절차를 개시, 2003년 테레사 수녀를 성인 전 단계인 복자로 추대했다. 최근 교황청은 복자품에 오르기 위한 필수 요건인 ‘기적’으로 인도 여성 모니카 베르사와 브라질 남성 마르실리우 안드리뉴가 테레사 수녀의 기도로 인해 완치된 것을 인정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월 성인 추대를 공식 결정했다.
20세기 천주교의 상징적인 인물인 테레사 수녀는 1928년 아일랜드에서 수녀 생활을 시작했고, 이듬해 인도로 넘어가 약 20년 동안 인도 학생들에게 지리 과목을 가르치다 1950년 ‘사랑의 선교회’를 세워 소외된 이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1979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97년 9월 5일 인도 동부 콜카타에서 선종했다. 인도 정부는 이날 시성식에 수슈마 스와라지 외교장관 등 정부 각료 12명을 대표 사절단으로 파견해 존경을 표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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