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문제가 올해로 수교 24년을 맞은 한·중(韓中) 관계의 중대 분수령이 되고 있다. 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은, 지난 7월 13일 한·미 양국의 ‘사드 성주 배치’ 발표 이후 정상 간 첫 직접 대화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양국은 그동안 급속히 발전해온 민간 교류 확대를 기반으로 2008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2015년에는 자유무역협정(FTA)도 발효시켰다. 그러나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둘러싼 미묘한 입장 차이가 사드 문제로 충돌하면서 ‘전략적 협력’이 무색할 지경에 이르렀다.

사드에 대한 한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러시아의 입장 차이는 각국 안보 전략 차원에서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중국의 최근 행태는 러시아와도 확연히 다른 것으로, 휴전(休戰) 상태에 있는 적국으로부터 핵 위협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입장을 도외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 핵 위협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사드 배치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은 불과 수 분의 사정거리에 있는 우리에게는 삶과 죽음의 문제”라며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우회적으로 설명했고, 푸틴 대통령은 “평양의 자칭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언급으로 사드 이견(異見)을 봉합했다.

중국은 이런 한국의 절박함을 무시하고 있다. 지난 3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면서 “미국 측이 중국의 전략적 안전 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반도를 자신의 ‘세력 범위(sphere of influence)’로 간주한 이런 태도는 패권주의적 행태일 뿐이다. 사드가 중국에 ‘전략적 이익’의 문제라면, 한국에는 ‘생존’의 문제다. 중국이 한국의 생존과 주권을 무시한다면 한국을 반중(反中)으로 내모는 결과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중국의 전략적 이익도 침해될 것임을 중국 지도부는 냉철히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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