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 ‘가인리 화석산지’에서 발견된 크기 5㎝ 미만의 도마뱀 발자국 화석. 약 1억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서 나온 것으론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발자국의 크기와 모양으로 봤을 때 이 화석은 미국 서부에 서식 중인 현생 도마뱀인 산쑥도마뱀(위)과 닮은 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제공
경남 남해 ‘가인리 화석산지’에서 발견된 크기 5㎝ 미만의 도마뱀 발자국 화석. 약 1억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서 나온 것으론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발자국의 크기와 모양으로 봤을 때 이 화석은 미국 서부에 서식 중인 현생 도마뱀인 산쑥도마뱀(위)과 닮은 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제공
앞발자국 · 뒷발자국 8개
美서식 산쑥도마뱀과 유사
척추동물 다양했다는 증거


경남 남해에서 약 1억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도마뱀 발자국 화석이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8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남해군 창선면에 있는 ‘가인리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499호)의 중생대 퇴적층에서 도마뱀 발자국 화석이 처음 확인됐다. 화석은 총 8개의 앞발자국과 뒷발자국으로 이뤄져 있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보고된 적이 없는 중생대 백악기의 것이다.

공룡류가 번성했던 중생대는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 등 크게 세 시기로 구분된다. 그중 백악기는 1억4500만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까지의 기간으로, 중생대의 마지막 시기에 해당한다.

이 화석은 지난 2013년 2월 16일 김경수 진주교대 교수가 이끄는 경기도 지구과학교사연구회가 가인리 화석산지의 함안층 지질을 답사하던 중 문해원 창원 회원초교 교사가 발견했다. 가인리 함안층은 산출된 발자국의 다양성과 규모 면에서 국내 최대이자, 중생대 백악기로는 세계적 수준의 학술가치가 규명된 지층이다. 그동안 공룡·익룡·새 발자국 등 다수의 화석이 나왔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자연문화재연구실을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 스페인, 중국 등 4개국 공동 연구팀을 구성해 지난 4월부터 정밀 연구를 진행했고, 지난 8월 26일 중생대 백악기 관련 연구 전문 국제학술지인 ‘백악기 연구(Cretaceous Research)’의 온라인 호에 ‘아시아 백악기에서 발견된 세계 최초의 도마뱀형(Lacertiform) 발자국 화석’이라는 제목으로 공개했다.

화석에는 ‘네오사우로이데스 코리아엔시스(Neosauroides koreaensis)’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국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도마뱀 발자국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도마뱀 발자국 화석은 중생대 트라이아스기(2억5200만 년 전∼2억100만 년 전)의 린코사우로이데스(Rhynchosauroides)다. 네오사우로이데스 코리아엔시스는 린코사우로이데스와 형태학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오히려 미국 서부에 서식하고 있는 현생 도마뱀인 산쑥도마뱀(Sceloporus graciosus)의 발자국과 닮은 점이 많다. 이를 통해 국내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척추동물들의 종류가 다양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관은 “발견 이후 약 3년간의 연구와 4개국 합동 조사를 거쳐 중생대 백악기 최초의 도마뱀 화석임을 세계적으로 입증받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발견된 도마뱀이라는 이름까지 붙였다”며 “코리아엔시스도 공룡의 대명사인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전 세계 과학 교과서에 실릴 수 있는 세계적인 표본이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대전에 있는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을 통해 내년 상반기부터 이 화석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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