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검찰 역사상 첫 ‘현직 검사장(檢事長) 구속’이라는 치욕적 기록이 세워진 7월 17일 이후 두 달도 되지 않았는데 ‘스폰서 부장검사’ 김형준 파문이 또 번지고 있다. 이번에는 김 부장검사가 중·고교 동창인 사기·횡령 피의자와 주고받은 SNS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적나라한 행태까지 일부 알려졌다. 게다가 그 행각을 알 만한 위치에 있었던 일단의 검사와 수사관까지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대박 사건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수사가 본격화하던 5∼6월에, 특히 홍만표 전 검사장이 6월 2일 정운호 게이트 주범으로 구속되는 것을 지켜본 직후에 접대를 받았다고 하니, 윤리 의식은커녕 상황 판단 능력이나마 갖췄는지 의문이다. 국민에게서 검찰 일각이 이렇게까지 썩은 줄 몰랐다는 개탄이 나오는 이유다.

공개된 SNS 메시지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한동안 술판과 내연녀 등으로 질척하더니 사기·횡령 사건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 인멸을 공모했고, 피의자 협박에 “한강에 뛰어들어야 한다”고까지 했다. 그로부터 접대받은 검사만 현재 8명에 이른다고 한다. 김 부장검사가 피의자와 나눈 대화 녹취록 가운데 “검사 하나 밥 먹이기 쉬운지 아느냐”, “내가 그냥 밥만 먹고 왔겠느냐”는 대목도 나오는데, 이는 연루 검사들과의 짬짜미 가능성을 시사하고도 남는다. 앞서 5월 서부지검이 경찰이 신청한 계좌추적 영장을 두 차례 기각하고 사건을 회수해간 사실과의 함수관계도, 그 직후 서부지검 보고를 받고도 3개월 이상 미적거린 대검의 늑장도 그 곡절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김 부장검사에게 부인 계좌를 빌려준 박모 변호사의 연루 의혹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7일 김 부장검사 관련 의혹에 대해 특별감찰팀을 구성했다. 특감팀은 검찰의 68년 역사와 명운(命運)을 걸고 스폰서 부장검사와 그 주변 한통속 검사를 색출, 응분의 책임을 묻기 바란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믿을 만한 ‘수사 결과’와 ‘엄정한 처벌’이다. 그래야 그동안 여러 차례 나온 ‘공허한 셀프 개혁안’보다 자계(自戒) 효과도 훨씬 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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