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관대·내겐 엄격”
대선보도 관련 불만 토로


기자회견 대신 고액 기부자들과의 비밀 후원 모임에만 열을 올리며 ‘불통 후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78일 만에 대중 앞에 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자신에게 공격적인 대선 보도에 불만을 드러내는 한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8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뉴욕 주 남동부 화이트플레인스 공항 활주로의 전용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캠프에 비해 트럼프가 언론으로부터 다른 대우를 받는다는 점을 지적한 최근 기사들 덕분에 다소 용기를 얻었다”며 트럼프에 관대하고 자신에게 엄격한 언론에 불만을 표현했다. 그녀는 언론이 비판적인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토로하면서도 “하지만 그게 우리가 처한 환경의 한 부분으로 우리는 (역경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언론을 향해 “트럼프가 터무니없는 말을 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를 위해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하기 직전에 있음을 알아달라”며 균형적인 보도를 주문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전날 ‘군 최고사령관 포럼’에서의 트럼프의 발언을 지적하며 그가 군통수권자로서 부적합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트럼프는 러시아의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을 칭찬했고, 우리 대통령보다 러시아 대통령을 좋아하는 것을 시사하는 행보까지 보였다”며 “비애국적인 것일 뿐 아니라 미국 국민과 미국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으로 이는 푸틴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도록 트럼프가 내버려둘 수도 있음을 드러내는 겁나는 일이다”고 밝혔다. 또 “포럼을 통해 트럼프가 기질상 군 최고사령관의 자리에 맞지도 않고 완전히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증거만 더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이 기자회견을 연 것은 그녀가 후원금 모금에만 집중하고 소통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린턴 전 장관은 약 10개월 동안 유세 외에 공식 기자회견을 갖지 않았고, 공화당은 그녀가 대선까지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5일 자신의 전용기에 기자들을 태우고 객실에서 질문을 받는 등 언론에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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