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결혼한 美 배우 파
편견·갈등 극복 담은 책 펴내


“이 책이 인종 간 사랑의 어느 쪽이든 위기에 처해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 혹은 조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인종과 문화, 종교 등이 서로 다른 부부들이 사회적 편견과 갈등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 9일 출간됐다. 문학동네에서 펴낸 ‘국경 너머의 키스’에는 저자인 할리우드 배우 다이앤 파(사진 왼쪽)와 그의 한국인 남편을 비롯해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 부부, 힌두교도 인도 남성과 결혼한 복음주의파 기독교 백인 여성, 백인 남성과 사랑에 빠진 아프리카계 뉴욕 여성, 트리니다드 출신 남성과 유대인 여성 등 여섯 커플의 사연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국제결혼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이 자유분방할 것 같은 미국에서도 존재한다고 알려준다.

CBS 드라마 ‘넘버스’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 심리분석가 매건 리브스 역할로 국내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파는 친구의 약혼 파티에서 처음 만난 한국계 남자 정승용 씨와 1년 후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해 2006년 결혼에 골인했고, 지금은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미스 뉴욕 출신으로, 프리랜서 기자와 사업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자유롭게 연애하고 사랑하며 자신이 선택한 남자라면 누구든 맘껏 사랑할 수 있는 걸 당연한 일로 여겼지만 정 씨의 부모가 자신이 백인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승낙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는 혹시 모를 난관에 대비하기 위해 자신처럼 국제결혼에 도전 중이거나 성공한 친구들을 인터뷰했고, 그들이 겪은 국제결혼의 현실적인 문제를 이 책에 담았다.

흑인 남성과 결혼한 백인 여성은 가족들로부터 두 사람의 결혼이 “생물학적으로 옳지 못한 일”이라는 막말을 들었고, 백인 남성과 약혼한 흑인 여성은 남자의 어머니로부터 집안 출입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또 결혼 후 혼혈 아이를 낳은 이들은 미국 내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도시가 제한적이었다. 파는 국제결혼 커플들의 애달픈 사연을 소개하며 그들이 겪은 일들의 역학관계를 분석했다. 결론은 다른 인종에 대한 혐오보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근저에 깔려 있다는 것. 부모 세대가 내 자식만큼은 같은 피부색에 같은 언어를 구사하고, 같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기를 원하는 이유에 대해 같은 문화권에 있는 며느리나 사위를 얻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소박한 바람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수영 옮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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