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5차 핵 실험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동한 미 공군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13일 오전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5차 핵 실험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동한 미 공군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13일 오전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美‘B-1B 랜서’ 한반도 전개
“근본적 대책을” 목소리 커져


북한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의 대응 조치로 미국이 전개했던 전략무기 무력시위가 ‘이벤트’ 성격에 그치면서 김정은 정권에 제대로 경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13일 한반도로 출격한 B-1B 랜서는 핵탄두 탑재 전략폭격기가 아니라 재래식 공격 위주의 전략폭격기로 핵우산 제공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과거에 전개됐던 전략폭격기에도 핵탄두는 실려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오전 국방부는 “미국의 전략폭격기인 B-1B가 오늘 아침 괌 기지에서 이륙해 한반도에 전개됐다”고 밝혔다. B1-B 랜서는 당초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12일 한반도에 전개될 예정이었지만 괌 현지의 강풍과 뇌우로 출격이 24시간 연기됐다. 이는 강풍과 낙뢰 등에 약한 전자전 전략무기의 취약성을 말해 주는 것으로 한반도 유사시 긴급출동 태세에 허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 랜서가 괌 앤더슨기지를 이륙해 경기 오산비행장 상공에 도착하기까지는 약 2시간이 걸리지만 이날은 속도를 조절해 4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B-1B는 원래 전략핵폭기였으나 재래식 정밀폭격기로 개조됐다. 지난달 6일 미 사우스다코다주 엘스워스 공군기지에서 수대가 괌에 전진 배치됐으며 합동정밀직격탄(JDAM)과 정밀유도확산탄(WCMD), 무유도 범용폭탄(Mk 82), 통합 공대지장거리무기(JASSM) 등을 탑재하고 있다. 핵무기는 없지만 최첨단 정밀유도무기로 평양의 주석궁 등 적 지휘부 벙커까지 초정밀 폭격이 가능한 가공할 전략무기다. 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핵에는 핵으로’를 표명하는 미국의 핵우산 제공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의 전략무기 무력시위는 북한 핵무기로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국군 수뇌부가 미군에 무력시위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미군 당국 역시 확장 억제를 위해 핵우산 능력을 시각적으로 확인시켜 주고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주기 위해 기획됐지만 북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미 전략자산 대응력과 면역력을 키우는 역효과마저 우려된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는 “미국 전략무기가 이벤트로 한반도에 일회성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은 근본 대책이 아니다”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처럼 주한미군에 전술핵무기를 재반입하거나 한·미 동맹 조약에 ‘핵우산 제공’을 명문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근본 해법”이라고 말했다.

한미연합사에 따르면 미리 날짜를 예고한 무력시위는 안전을 우려해 핵무기는 물론 모의훈련탄도 탑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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