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대법원 홈피에
“왕래 못해 혼인 유지 곤란”
訴狀 2개월간 게재만 하면
배우자 출석없이 이혼 가능

“일방 파기” - “기본권 보호”
비판론 - 긍정론 주장 팽팽


배우자 중 한 명만 탈북에 성공해 한국에 정착하고 있는 사람 중 북한에 남아 있는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2007년 처음으로 탈북자의 북한 배우자를 상대로 한 이혼을 허용한 후 계속해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2월 북한이탈주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탈북자는 2개월간 대법원 홈페이지에 이혼 소장을 게재하는 공시송달 절차를 거쳐 배우자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도 이혼을 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탈북자 A(여·42) 씨는 북한에 있는 남편 B(49) 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A 씨와 B 씨는 시차를 두고 탈북하기로 했는데, 결국 A 씨만 탈북에 성공하고 남편과는 연락이 닿지 않게 됐다. 2013년 아이와 함께 탈북에 성공해 2015년 한국에 들어온 A 씨는 결국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3월에도 탈북자 C(51) 씨가 북한에 있는 아내 D(50) 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C 씨는 D 씨와 북한 양강도에서 1989년 결혼해 2명의 자녀를 두었으나, 2011년 7월 D 씨가 조카들의 한국행을 도왔다는 이유로 평안남도 소재 교도소에 수감된 뒤 연락이 닿지 않아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C 씨는 2013년 탈북해 정착했으나 이혼을 하지 않을 경우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기가 어려워 이와 같은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탈주민보호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탈북자가 북한 내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었다. 배우자의 출석을 이혼 소송의 필수 요소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시송달 절차를 거쳐 이혼이 가능해지면서 법원은 탈북자의 혼인 상태를 일종의 ‘파탄 가정’으로 보고 판결을 내리고 있다. 재판부는 “남북이 나뉘어 주민 사이의 왕래나 서신 교환이 자유롭지 못한 현재 상태 등을 고려할 때 혼인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혼을 허용하고 있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북한 배우자와의 혼인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탈북자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이혼 소송이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배우자 일방의 계약 파기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이혼소송 전문 변호사는 “우리 법원은 북한에서의 혼인 계약을 인정하는 가운데 이혼 소송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탈북자 자녀의 친권 문제 등 새로운 갈등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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