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미신이라고 폄하말라”
추석을 앞두고 50대 형제가 차례 지내는 형식을 놓고 다투다 경찰서까지 가는 촌극이 벌어졌다.
몇 달 전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이모(59) 씨는 지난 7일 서울 은평구 한 식당에서 열린 가족 모임에서 “추석에 차례를 추도식 형태로 지내자”고 제안했다. 이 씨는 “살아계실 때 잘해야지, 돌아가셔서 상을 차리는 게 무슨 소용이냐”며 “차례는 미신이고 우상숭배”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 말을 들은 동생(57)은 “살아계셨을 때 잘못했으니까 차례라도 지내는 것 아니냐”며 “우리의 미풍양속을 미신이라고 부르는 게 무식한 소리”라고 발끈했다.
‘무식하다’는 말에 크게 기분이 상한 형은 “감히 형한테 어디 소리를 지르느냐”고 삿대질을 했고, 동생은 “내가 언제 소리를 질렀나. 형이면 형답게 행동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소주 2병 정도를 나눠 마시고 다소 흥분한 상태에서 말다툼이 심해졌고, 형이 동생의 이마에 숟가락을 던지면서 결국 경찰서까지 가게 되는 싸움으로 번졌다. 형과 함께 서울 은평경찰서를 찾아온 동생 이 씨는 “형을 폭행 혐의로 신고까지 할 생각은 없지만, ‘부모님 제사를 그런 식으로 대충 지낼 수는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었다”며 “형에게 본때를 보여주고자 경찰서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현심 이화여대 아동학과 교수는 “가족 사이에 갈등이 벌어질 때는 감정적으로 대처하기보다 이성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며 “차례나 제사 자체가 없어진다면 ‘뿌리’가 사라진다고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문화와 현대적인 방법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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