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온 가족과 친지가 모여 조상들께 차례를 모시고 함께 밥상 앞에 앉아 정담을 나누는 명절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향 집에 가지 못하고 혼자 외롭게 명절을 보내야 하는 사람도 많다. 명절뿐만 아니라 날마다 이렇게 혼자 지내야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혼자 사는 1인가구의 비율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27%를 넘어서면서, 이제 가장 전형적인 가구 형태가 됐다. 전통적 대가족 형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사는 핵가족마저도 대폭 줄고 있는 것이다.
복잡하고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상황에 알맞은 삶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1인가구가 점차 늘어나는 현상은 어쩌면 불가피한 것인지 모른다. 실제로 독일, 프랑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 회원국 중 우리나라보다 1인가구 비중이 높은 나라도 많다. 이렇게 1인가구가 급격히 늘어나자 최근 홀로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이 쓰기에 편한 작은 가전용품에서부터 간단히 식사를 해결해주는 간편식, 그리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반려동물 산업까지, 500만 나 홀로 가구는 새로운 마케팅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혼자 살게 되면 가족들이 함께 살면서 얻을 수 있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아프거나 고달플 때 함께해주는 가족의 보살핌도 받을 수 없다. 또, 매일 때마다 한 끼 식사를 해결할 궁리를 해야 하고, 몸이 아파도 누구에게 의지할 수도 없다. 더욱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홀로 산다면 삶의 고단함은 한층 더 심해진다.
우리나라의 1인가구 증가를 단순히 후기산업사회의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잘라 말할 건 아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회 문제와 연관돼 있다. 출산율은 2015년 1.24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그동안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출산 가능 연령대에서 지속적인 1인가구의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당분간 출산율이 높아질 것 같지는 않다. 한편, 노인빈곤율은 49.6%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이로 인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노인이 급격히 늘고 있다.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와 같은 가족제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에 필요한 사회제도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젊은이들에게 결혼해서 아이 낳기를 권하고, 자식들에게는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며 살라고 권장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혼자 사는 대다수에게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선택 가능한 사항이 아니다. 맞벌이 때문에 부부가 떨어져 살아야 하는 사정이거나, 비정규직과 같이 불안한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장을 구하지 못해 혼자 고시원을 전전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선택이란 사치일지도 모른다.
1인가구 증가는 정규직·비정규직으로 고착화한 노동시장,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약육강식의 생산관계, 고용 없는 성장 등과 같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표현된 현상으로, 우리가 추구해온 경제적 패러다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회적 징후다. 많은 국민이 어쩔 수 없이 혼자 외롭게 살아가야 한다면 성장이나 효율성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제 이 같은 사회 구조를 개선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행복(幸福)하게 하는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고 추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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