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성산구 두산중공업 창원 사옥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공간인 ‘DISCO’에서 직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두산중공업 창원 사옥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공간인 ‘DISCO’에서 직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 ⑩ 두산 ‘몰입 근무’

모바일 접속 VDI시스템 구축
장소 상관없이 능률적 일처리

韓-英자회사 화상회의 시설도
직원 휴식공간 게임시설 놓고
불필요한 결재단계도 다 없애


지난 8월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6 고용동향(기준연도 2015년)’에 따르면 한국은 34개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노동시간이 긴 나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생산성은 2001년부터 13년째 20위권 밖에 있다. 집중근무와 휴식제도가 정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노동시간은 길지만 자기계발을 위한 독서량은 세계 최하위권(192개국 중 166위·2016년 유엔 통계)에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도 일과 휴식, 자기계발 확대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두산과 효성은 기업 차원에서 집중근무·휴식과 책읽기 등을 장려·지원하며 임직원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집중’의 두산과 ‘독서’의 효성은 기업을 상징하는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 문화다. 지나치게 많은 결재단계를 거치고, 상사의 눈치를 보며 무의미하게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는 야근 등으로 업무 시간은 길지만 정작 일의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두산중공업은 이같이 불필요한 소통비용, 경직된 문화를 바꾸고 자신이 위치한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가능케 하는 스마트오피스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효율과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일할 때는 어디에 있는지와 상관없이 집중해서 일을 하고, 쉴 때도 ‘집중휴가제’ 등을 통해 확실히 쉬게 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1년부터 ‘필요한 업무를 원하는 곳에서’라는 모토로 VDI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고, 인터넷이 가능한 모든 공간에서 컴퓨터나 모바일 등 다양한 장비를 통해 사무실에서처럼 업무를 할 수 있다. 스마트폰 등으로 회사 보안시스템 접속이 가능해졌고 화상회의 시스템, 사내 메신저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업무 교류와 협업이 잦은 경남 창원 본사와 서울 강남사무소, 그리고 해외 자회사 두산파워시스템즈가 위치한 영국, 체코 등에 첨단장비로 구성된 화상회의 공간을 뒀다.


2011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8 to 5’ 근무시간 역시 문화로 정착됐다.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을 하는 ‘8 to 5’로 불필요한 야근 문화가 없어지고, 업무시간을 좀더 집중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자기계발 시간이 늘어나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장마와 무더위로 업무효율이 떨어지기 쉬운 여름철에 2주일의 ‘집중 휴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부터 연말까지도 1주일의 휴가를 활용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 기술연구원 1층에 마련된 휴식공간인 ‘DISCO’에서는 각각 특색있는 공간에서 지식 충전 및 공유, 토론, 휴식이 가능하다. 또 각종 액티비티 공간도 마련돼 있다.

한동안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던 두산그룹이 올해 실적을 회복하며 빠른 턴어라운드를 할 수 있었던 것도 효율성을 중시하는 문화로의 변화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연결기준 2624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무려 58% 증가했다.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 등도 모두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형적인 기업문화를 바꾼 또 하나의 결정적인 부분은 기술직 직원들의 성장을 돕는 △현장 매니지먼트 트랙 △기술전문가 트랙 두 가지의 ‘성장경로 투트랙’ 제도다.

현장 매니지먼트 트랙을 선택한 직원은 현장 관리자를 거쳐 임원 승진 기회를 갖게 되고, 기술전문가 트랙을 선택하면 엑스퍼트(Expert) 과정을 거쳐 기술부문 최고 영예인 마이스터(Meister)로 성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두산중공업에서는 2014년 첫 생산직 임원이, 올해 3월 두 번째 기술직 임원이 배출됐다.

2014년 임원이 된 이상원 터빈2공장장은 35년간 발전플랜트 터빈 부품 생산현장에서 일한 후 이례적으로 사무직 경험없이 곧바로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 공장장은 터빈 블레이드 등 핵심 부품들의 국산화와 품질 개선에 기여해 품질명장으로 선정됐고, 대통령상을 3회 수상했으며 동탑산업훈장도 받은 바 있다.

두 번째 주인공인 장천순 기술상무는 1980년 두산중공업에 생산직으로 입사한 이후 35년간 터빈 발전기 핵심부품 국산화 등에 앞장서왔고, 성장경로 투트랙 중 현장 매니지먼트 트랙을 선택해 임원으로 승진했다.

두산중공업은 이와 더불어 단계별 인재육성 가이드북을 마련, 창원대 두산중공업학과 개설 등 기술직 직원들의 체계적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유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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