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흥부가 완창’ 소년에서 창극 ‘오르페오전’ 주연으로
“첫 오페라 형식 접목 창극
주연 맡게 돼 어깨 무거워
다양한 해석 가능한 작품”
오른 손목엔 팔찌 4개
“무난한 스타일은 싫어
예술인은 좀 튀어야죠”
“세상에 좋은 음악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런데 정답은 국악이에요. 제 미래도, 또 음악의 미래도 모두 국악이 이끌어 갈 거예요.”
‘국악 신동’으로 이름을 떨쳤던 유태평양(24)이 오는 23일 국립극장에서 개막하는 ‘오르페오전’을 통해 창극 주역으로 데뷔한다. 유태평양은 6세 때 3시간이 넘는 흥부가를 완창해 이름을 떨쳤는데, 이는 최연소 완창 기록으로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돌연 아프리카로 유학을 떠나 국악계와 멀어지는 듯 보였으나, 다양한 음악 세계를 접하고 돌아온 그는 다시 진지하게 판소리를 연마했다. 국악계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신세대 소리꾼이 돼 돌아온 유태평양을 최근 서울 중구 문화일보에서 만났다.
올해 초 국립창극단에 들어온 유태평양은 지난 4월 국립극장 ‘완창 판소리’를 통해 18년 만에 다시 흥부가를 완창했다. 화려한 입단 신고식을 치른 그가 이번엔 창극단 주역으로 발돋움한다. 이소영 전 국립오페라단장이 지난해 ‘적벽가’에 이어 올해도 연출을 맡은 ‘오르페오전’. 그리스 신화 오르페우스 이야기를 오페라 형식과 접목한 창극이다.
유태평양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각각 한국적인 이름 ‘올페’와 ‘에울’로 바뀌었고, 오늘을 살아가는 20대 젊은이로 등장한다”며 “대사나 행동, 무대와 소품까지 굉장히 함축적이어서 상상력을 동원해 관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 난 후에 계속 곱씹게 되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기대되는 점이에요. 음, 영화로 치자면 ‘곡성’ 같다고 해야 할까요.” 말끔한 외모로 여성 팬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김준수가 유태평양과 함께 올페를 번갈아 연기한다. “준수 형은 꽃미남 올페, 저는 좀 터프한 올페예요. 사실 저도 꽤 부드러운 남자인데 말이죠. 연기만 하면 ‘상남자’라고들 하시니 원, 하하.” 상대역 ‘에울’은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 옹녀를 연기하고, 뮤지컬 ‘아리랑’에서 구성진 가락을 들려준 바 있는 이소연이다. 서로 다른 매력의 연하남 둘을 모두 만나니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아프리카에서 서양 오케스트라 타악기를 전공하고, 재즈밴드와 록밴드 활동도 했을 만큼 유태평양은 국악 외 다른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 정확하게는 국악과 타 장르의 융합을 시도하고 싶다. 연극과 뮤지컬, 오페라 등 다른 예술 장르와의 협업으로 새 길을 모색하고 있는 국립창극단의 행보와도 닿아 있다. 그는 “최근 실험적인 시도들로 인해서인지, 창극단 공연에 젊은 관객이 정말 많아졌다. 20∼30대 젊은 국악인들이 대중성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아프리카에서 다양한 음악을 접하면서 협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창극단의 방향성이 내 예술적 지향점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요즘 볼거리, 들을 거리가 너무 많잖아요. 한 가지 장르로 대중을 끌고 가기엔 한계에 봉착했다고 봐요.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큰데 그 부분을 채워줄 가능성을 국악에서 보고 있는 거죠.”
음악 외에 흥미 있는 분야를 물으니 ‘패션’이라고 한다. 이날 유태평양은 왼쪽 손목엔 스마트 워치를, 오른쪽 손목엔 나뭇조각이 촘촘한 팔찌를 4개나 차고 있었다. 화사한 초록 재킷도 일상복으로 평범하진 않다. 메탈 소재 반지와 밑단을 잘 접어 올린 롤업 팬츠도 눈에 띈다. 평소 “패션이 좀 과하다”는 소리를 듣는 편이라고. “국악을 한다고 하면 얌전한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데 전 무난한 스타일이 싫어요. 예술인은 좀 튀어야죠. 액세서리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래도 귀걸이는 고등학교 이후로 참고 있어요, 하하.” ‘오르페오전’은 23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02-2280-4114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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