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눈을 감은 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눈을 감은 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檢, 2000억 배임·횡령 혐의
‘롯데수사’ 마무리 국면으로


경제계 서열 5위 롯데그룹의 신동빈(61) 회장이 2000억 원대 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으로 20일 검찰에 소환됐다.

롯데그룹 총수가 검찰에 피의자로 불려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신 회장은 △해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떠넘기거나 특정 계열사의 알짜 자산을 헐값에 이전하는 등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실제 경영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도 일본 롯데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 100억 원대 급여를 받은 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오전 9시 20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심경을 밝힌 뒤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검찰은 롯데건설의 비자금 조성 등 그룹 전반적인 비리 의혹에 신 회장의 지시·관여가 있었는지도 따져 물었다.

지난 6월 10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롯데그룹 경영 비리 수사는 103일 만에 ‘정점’인 신 회장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 검찰은 신 회장과 신격호(94) 총괄회장, 신동주(62) SDJ코퍼레이션 회장 등 총수 일가를 모두 기소할 방침이다. 신동빈 회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불구속 기소 가능성도 남아있다.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은 불구속 기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 총괄회장의 사실혼 부인 서미경(57) 씨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 조치를 하고 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 수사 후 롯데 오너 일가의 증여세 탈루 징수 과정에도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롯데가 2013년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가치를 분석한 자료를 확보해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서미경 씨, 서 씨의 딸 신유미(33) 씨 등의 탈루액을 3000억 원대로 산출했다. 하지만 정확한 탈루액 분석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일본 롯데홀딩스 측으로부터 건네받아야 하지만 일본 주주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기·정철순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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