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확보 위해 전격 수색
동창 김씨 사기혐의 주중 기소


김형준(46) 부장검사의 ‘스폰서·수사 무마 청탁’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0일 오전 김 부장검사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예보는 김 부장이 올해 1월부터 금융부실 책임조사본부장으로 파견돼 근무해오던 곳이다. 검찰은 이번 주 후반 김 부장검사를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은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로 알려진 고교 동창 김모(46·구속) 씨와 김 부장검사에 대한 막바지 계좌추적 작업을 벌여왔으며, 이들 사이 추가적인 뇌물성 금품거래가 없는지를 확인 중이다.

김 씨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도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번 주중 김 씨를 기소,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김 씨의 횡령액 중 일부가 김 부장검사에게 흘러간 것으로 파악돼 김 씨의 범죄 사실에서 김 부장검사의 혐의 역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전자기기 유통업체를 운영한 김 씨는 지난해 4월쯤부터 중국 샤오미 제품을 저렴하게 수입해 공급한다며 거래업체 10여 곳으로부터 130여 억 원을 받았다. 그러나 김 씨는 해당 금액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제품만을 거래업체에 납품하고, 나머지 약 70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올해 4월 거래업체 등으로부터 고소당했다.

김 씨는 고소 전후 김 부장검사에게 수차례에 걸쳐 수백만 원대 술자리 향응을 제공하고, 그의 요구에 따라 1500만 원을 보낸 뒤 김 부장검사에게 사건·수사 무마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업체들의 고소장엔 김 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보낸 회삿돈 1500만 원이 횡령액으로 적시돼 있어 김 부장검사 역시 사건에 연루됐다.

김 부장검사는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검 검사들을 접촉했지만, 검찰은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검사는 일부 검사들에게 자신의 비위 사실 등을 감추기 위한 목적으로 “김 씨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김 부장검사가 실제 김 씨 청탁을 받아 일부 검사들을 대상으로 사건·수사 무마 청탁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김 씨와 함께 김 씨의 변호인도 언론 보도를 앞두고 1억 원대의 스폰서 비용을 상환하라고 협박했다”는 김 부장검사 측의 주장이 제기돼 조만간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손기은·김수민 기자 son@munhwa.com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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