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진국 사례를 보면 남성 육아휴직이 정착하면서 출산율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들 국가는 남성 육아휴직을 어떻게 정착시켰을까.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은 제도만 놓고 보면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오히려 남성과 여성에게 각각 12개월의 육아휴직을 허용해 다른 나라에 비해 급진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이는 오히려 남성 육아휴직의 정착이 단순히 제도 마련을 통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풀이된다. 남성 육아휴직을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사회·문화적 분위기 정착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많은 나라가 전통적인 가족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에 장기간 매진해 왔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스웨덴은 1976년부터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정책을 펼쳤고, 1990년대에는 남성 육아휴직 할당제를 도입했다. 480일의 전체 육아휴직 기간 중 남성이 최소 60일을 사용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제도 마련과 함께 가족 내 남성과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자녀 양육에 대한 남녀 공동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역도선수가 아이를 돌보는 모습의 포스터(사진)를 통해 근육질의 매우 ‘남성적인’ 남성도 육아에 참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 결과 1980년대 1.5명으로 곤두박질친 출산율이 1990년대 2.0명까지 회복했다. 여성 고용률은 같은 기간 70%에서 80%로 대폭 상승했다.
비슷한 캠페인을 진행한 독일도 2000년대 들어 남성 육아휴직이 보편화됐다. 2006년 3%에 불과했던 남성 육아휴직이 2013년 32%까지 늘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저출산 문제를 겪는 일본은 2010년 이후 ‘이쿠맨(육아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의 슬로건은 ‘자녀를 키우는 남성이 가족을 바꾼다. 사회가 움직인다’이다.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쿠맨을 홍보하는 프로젝트로 ‘이쿠맨 선언’, 가족과 기업 등의 ‘이쿠맨 서포터스’ 응원메시지 등록, 심포지엄 개최로 남성 육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