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세력 존재만으로도 힘될것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회장의 인생 최대 목표는 미국 워싱턴DC 북한 망명정부 수립이다. 탈북인사를 중심으로 탈북단체들이 연대해 전 세계에 북한이 비정상적 독재국가임을 알리고 급변사태 발생 시 평양 진입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북한은 정식 유엔 회원국이지만 탈북자들의 마음은 다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부자에게 가족들을 잃은 한(恨)이 그들 가슴속에는 맺혀 있다.
안 회장은 “북한 망명정부 설립 소식이 주민들에게 퍼져 나간다면 김정은 정권에는 치명타가 될 것”이라며 “지금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대북방송도 하고 있고 평양에는 지하 서클도 있다”고 말했다.
지하 서클 얘기에 쫑긋 귀가 모였다. 왜 북한 사회에는 김정은 체제에 의문을 갖는 조직화된 결사체가 없는지 항상 궁금했다. 안 회장은 김일성 종합대학에는 은밀한 반체제 지하조직이 있다고 말한다. 워낙 노동당과 인민군이 2중 감시를 펼치는 만큼 활동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밖에서 자신들을 후원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만 알려줘도 엄청난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여의도 국회의원 도전도 시도했지만 한국 정치인들의 분열상에 번번이 실망감을 안았다. 안 회장은 “북한 사람들 상당수는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지만 정작 남한 정치인들의 생각이 하나로 일치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통일의 역군으로 나설 탈북자들을 너무 홀대하고 있다는 섭섭함도 드러냈다.
사실 북한 망명정부 수립은 탈북자들의 오랜 숙원이다. 2004년 12월에도 한국, 중국,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일본에 소재를 둔 6개 탈북자 단체 대표들이 일본 도쿄(東京)에서 ‘반(反)김정일 국제회의’를 열고 워싱턴DC에 망명정부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어찌 된 연유인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지금까지 흐지부지한 상태를 반복했다.
하지만 상황은 변하고 있다. 한국 거주 탈북자 숫자가 올해 3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미국 거주 탈북자 숫자도 수백 명에 이른다. 탈북자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면 북한 망명정부 수립이 단지 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국제법상 인정은 신경 쓸 사안이 아니다. 인권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인간 이하의 생활을 강요하는 김정은 정권을 반대하고 북한체제를 바꾸려는 염원을 모은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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