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총수일가 전원기소 방침
辛구속땐 제2경영권 분쟁 우려

辛, 18시간 고강도 조사 동안
비자금 조성·배임 혐의 부인


2000억 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18시간이 넘는 고강도 검찰 조사를 받고 21일 오전 4시쯤 귀가했다.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한 조사와 그간 수사 내용을 검토한 뒤 신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와 그룹 주요 임원들에 대한 사법 처리 수위 등을 일괄처리할 방침이다. 신 회장에 대해서는 수사팀을 중심으로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우세한 가운데 ‘수사 외적 요인’을 감안할 때 불구속 기소 가능성도 닫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오전 4시 8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면서 “검찰 수사에 대해 성실히 답변했다”고만 밝힌 채 자리를 떠났다. 검찰은 신 회장을 상대로 해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계열사에 손해를 끼치는 등의 배임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에 신 회장은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또 롯데건설의 수백억 원대 비자금 조성, 롯데케미칼의 법인세 소송 사기 등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거나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신 회장과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의 관여 없이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22일 신 회장에 대한 조사내용 검토와 일부 추가 참고인 소환 조사 등을 거친 뒤 이르면 이번 주중 신병 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단 신 회장을 포함해 신격호(94) 총괄회장, 신동주(62) SDJ코퍼레이션 회장, 서미경(57) 씨 등 오너 일가 전원을 기소한다는 방침은 세웠지만, 핵심 중 핵심인 신 회장의 구속 영장 청구를 놓고는 여전히 깊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들이 총동원돼 재계 서열 5위 기업을 수사한 만큼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주장이 현재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 등이 밝혀지지 않아 수사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황에서 신 회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는 검찰 스스로 수사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 비쳐질까 고민이다. 수천억 원대 배임·횡령 혐의가 가볍지 않은 만큼 다른 고려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논리도 나온다.

하지만 검찰은 자칫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될 경우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새로운 롯데 경영권 분쟁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