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프 세리(사진) 국제원자력기구(IAEA) 원자력에너지부 핵연료주기 및 폐기물 국장은 22일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절차에 관한 법률’은 IAEA가 권고하는 기본적인 요건이며 방폐물처리 시설 설치 등에 있어 정부는 물론 중앙·지역 정치인들이 주민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후핵연료 혹은 고준위폐기물의 장기 안전관리의 모범이 될 만한 프로그램을 가진 국가가 있나? 있다면 그들의 프로그램도 소개해 달라.
“대표적인 국가로서는 핀란드, 스웨덴, 프랑스 3개 국가가 있다. 이들 국가는 사용후핵연료(핀란드, 스웨덴) 혹은 고준위폐기물(프랑스)을 위한 심지층처분장 건설과 운영허가에 매우 가까이 가 있는 나라들이다. 핀란드 정부는 2015년 11월 심지층처분장 건설허가를 승인받았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경수로 내 사용후핵연료의 꾸준한 재사용과 고속로(Fast Neutron Reactor)를 이용한 재사용을 위해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성공 요인에는 훌륭한 과학기술 기반과 독립적이며 실질적 권한을 가진 규제기관(Safety Regulator)이 포함돼 있다.”
―한국의 고준위방폐장 기본계획은 중간저장과 심지층처분 개별적으로 단기 및 장기 관리 해법을 포함하고 있다. IAEA 안전기준을 기초로 한국의 기본계획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IAEA 안전기준은 추진하는 정책 대안과 상관없이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 기본계획의 개념인 관리 가능한 유연성은 확실히 의미 있는 접근방식이다. 안전성 측면에서 한국의 원자력 규제기관은 IAEA 기준을 따르도록 권고받고 있다. 또 한국 정부는 JCSSFWM(Joint Convention for the Safety of Spent Fuel and Waste Management·사용후핵연료 및 방사성폐기물관리에 관한 다자간 안전협약)에 따라 의무조항을 잘 시행하고 있다.”
―기본계획의 후속조치로 한국은 사용후핵연료 안전관리의 적절한 법률체계를 위하여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률 제정을 위해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IAEA 안전기준은 심지층처분 시설의 기본적인 요구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요구조건에 따르면 정부는 안전성을 위해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부지선정, 설계, 건설, 운영과 폐쇄에 대한 책임사항이 명확하게 할당된 적합한 법률을 제정하고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안전관리를 위한 법률 제정은 시기적절하다.”
―다수 국가가 사용후핵연료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대국민 수용성 향상을 위해 국민의 반대를 해결하는 좋은 사례 혹은 교훈이 있으면 말해 달라.
“고준위폐기물에 대한 수용성 제고에서 ‘Ready Made(이미 정해놓고 시작하는 방안)’는 해법이 안된다. 반대할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만 야기시킨다. 이해관계자들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에 대한 접근이 쉬워야 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설명도 이해하기 쉽고 명확해야 한다. 또 이해관계자들이 관심 있는 분야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관심사항을 진지하게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IAEA는 중앙정부, 처분시설 운영자 및 규제기관의 책임을 언급했는데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에 대한 정치인들의 책임과 역할은.
“정치인들은 아주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이며 그들이 확실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들은 중앙 정치인(국회의원, 장관 등)들뿐만 아니라 지역 정치인(시장, 시도의원)들이며 논의의 한 축으로서 참여하여야 한다.”
―국민은 과학적 증거나 설명 없이 방사선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나.
“인간은 이성과 감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우려에 대한 답변이 과학적인 증거만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 근본적인 우려를 이해하고 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사회과학자들의 충고도 듣는 것이 중요하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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