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기업문화 쇄신의 일환인 ‘사내벤처 프로젝트’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롯데엑셀러레이터에 모여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 기업문화 쇄신의 일환인 ‘사내벤처 프로젝트’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롯데엑셀러레이터에 모여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 ⑬ 롯데그룹 ‘능동·창의’

‘하이브리드 기저귀’ 등 눈길
최종 채택땐 별도 벤처로 육성

‘가족 사랑의 날’ 週 2회 확대
‘리프레쉬 휴가제’도 큰 호응


원활한 정시퇴근,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복지 혜택 확대, 능력 중심 채용, 조직 성과의 공유, 가족 같은 분위기 조성을 통해 문화를 일신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는 조직을 튼실하게 뒷받침함으로써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북돋워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여주는 동력으로도 작용한다. 능동적인 기업문화 형성을 위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벤처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롯데그룹이나 임직원 자녀를 위해 영어강의와 입시설명회를 진행하는가 하면, 부부 소통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캠프를 열기도 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노력 역시 이런 범주에 속한다.

지난해 10월 설립된 롯데그룹의 창업보육 전문법인인 롯데엑셀러레이터. 요즘 스타트업 기업인 ‘롯데 사내벤처’를 가동하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톡톡 튀는 발상으로 무장한 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참여 아래 본격적으로 벤처사업에 닻을 올린 것.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 사내벤처는 롯데 기업문화개선위원회가 지난해 내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문화개선 제안 공모전에서 최우수 아이디어로 뽑힌 ‘롯데를 떨게 할 아이디어를 찾아라’란 프로젝트를 발전시킨 것으로, 능동적이고 도전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롯데의 사업을 ‘위협’할 만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롯데 임직원들이 먼저 발굴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에 맞춘 공모전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 수백 건이 쏟아졌다. 이 중 전문가 평가를 거쳐 11건을 추렸고 제안자의 열정, 추진력을 중심으로 한 1차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6개 안을 뽑았다. 6개 안을 내놓은 직원들은 지난 1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롯데리테일 아카데미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사업계획을 구체화할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교육을 받고 있다.

롯데 ‘사내벤처’ 참여 직원들의 회의 모습.
롯데 ‘사내벤처’ 참여 직원들의 회의 모습.

‘하이브리드 기저귀’를 내놓은 전영석(40) 롯데홈쇼핑 미디어전략팀 책임은 육아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팬티형 기저귀를 쓰는데 겨울이나 외출 때 교체하려면 바지, 신발까지 벗겨야 해 아이들도 싫어할 뿐 아니라 불편했다”며 “‘기저귀를 편하게 갈아 줄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밴드형과 팬티형의 장점을 결합해 시제품을 만들어 봤는데 효과 만점이었다”고 말했다. 전 책임이 고안한 이 기저귀를 써본 부인이 편리함을 느끼고 계속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 정도다.

롯데정보통신에 근무하는 윤창주(40) 책임은 계열사에 근무하는 동료의 고충을 놓치지 않은 결과, ‘빅데이터 기반 영화 흥행성 예측모델’을 제시할 수 있었다. 윤 책임은 “영화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정의하고 데이터화해 인공지능, 기계학습 알고리즘에 넣어 흥행 여부를 미리 알아볼 수 있다”며 “‘롯데 빅데이터연구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네마 직원이 ‘흥행을 예측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해 마침 석·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영화 흥행 예측 연구를 했던 게 떠올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이달 말에 6개 안 중 1∼2개를 추려 최종 합격 안을 10월 초에 발표한다. 이를 구체화한 사업계획을 토대로 별도 벤처법인으로 키워 계열사 신규사업으로 육성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신동빈 그룹 회장이 사재 100억 원,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가 200억 원을 각각 출연한 상태다. 이에서 알 수 있듯 롯데그룹의 기업문화 개선 노력은 창의적인 기업문화 형성 및 근무 효율화, 가족친화적 근무환경 조성 등을 통해 임직원, 더 나아가 사회 전체로부터 ‘사랑받는 롯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3년째 이어진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환골탈태’를 선포한 결과로, 그 의지를 가늠할 수 있다. 올해 전 계열사에 임직원이 일하는 시간은 줄이거나 늘리지 않으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가족 사랑의 날’을 주 1회에서 주 2회로 확대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리프레쉬 휴가제’, 퇴근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컴퓨터가 로그아웃되는 ‘PC오프제’도 같은 배경에서 시행에 들어갔다.

기업문화개선위는 이를 포함해 계열사 자율경영 확대, 보고 및 회의 최소화, 장기 관점의 평가지표 도입, 바람직한 리더상 재정립, 조직 성과의 실질적 공유 시스템 구축, 직원 우수 제도·프로그램 정례 발굴 및 공유, 파트너사와의 수평적 관계 강화,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 확대 등 17개 과제를 차례대로 추진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17개 과제에 앞서 구성원의 다양성 존중 및 여성 인재 우대문화 육성, 신 노사 상생 모델 정립 등도 약속했고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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