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주도 2005년 시작
전·현직 정상, 경제인등 초청
세계 현안 논의·기부 이끌어
4억3000만명에 도움 손길

아내 클린턴 대통령 당선땐
국정-재단 논란 생길까 ‘결정’


유엔총회 기간에 매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선회의인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가 올해 행사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21일 폴리티코, NPR 등 외신에 따르면 이 회의를 설립하고 이끌어온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19∼21일까지 뉴욕에서 개최된 CGI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CGI를 열지 않기로 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에 재임하던 시절 CGI 기부자들을 특별 면담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른바 특혜 논란도 제기됐었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은 NPR에 어떤 부적절한 대가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클린턴 전 장관이 차기 미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국정과 재단의 업무 관련성이 또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0년 퇴임 후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던 CGI를 중단한다는 게 힘겹게 느껴진다”면서 “힐러리가 당선될 경우 클린턴 재단 업무에서도 손을 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힐러리의 당선)이 내가 바라는 일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재단과 관련, “이제까지 내가 해온 어떤 일보다도 오래 생각했던 일이고 사랑했던 일이었다”며 “수백만 달러가 기부되는 재단에서 단 1페니도 유용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CGI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5년부터 전세계 전·현직 정상과 정치인, 경제계 지도자,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세계 각국의 현안 문제를 논의하면서 대규모 기부를 이끌어내는 자선 견본시와 같은 역할을 해온 회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구상으로 시작된 이 회의는 지난 11년간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대부분 참석하며 자선 문제를 논의해 21세기 글로벌 자선의 롤모델이 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빈곤국가의 빈곤층 어린이와 여성들이 CGI의 집중지원을 받아 질병과 빈곤에서 벗어났다.

올해 CGI의 주제는 “세계적 번영을 위한 동반”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장기적 국제 경쟁력 강화, 미국의 계층이동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올해 CGI의 ‘세계시민상’에는 미 뉴저지에서 빈곤층을 위한 자선식당을 운영 중인 ‘본조비 소울(Soul) 재단’의 미국 인기 록가수 본 조비가 선정됐다.

올해 CGI에는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를 비롯해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김용 세계은행 총재,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할리우드 배우 벤 애플렉과 록밴드 U2의 보컬 보노,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 등도 자리를 빛냈다.

다만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CGI를 이끌어온 클린턴 전 장관은 대선 유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고, 2009년 대통령 취임 후 매년 CGI를 찾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올해는 유엔총회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클린턴재단에 따르면 12회를 맞은 CGI는 그동안 3500개의 기부 약속을 이끌어내 전세계 4억3000만 명에게 도움을 줬다. 이 덕분에 전세계 4600만 명의 아이들이 교육 혜택을 받았고 2700만 명이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게 됐으며, 3억1300만 달러(약 3494억 원)가 넘는 기금이 백신, 의약품 개발 등에 투입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과거 CGI 연설에서 “CGI는 누구도 중단시킬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있다”며 “세계 200개 국가의 수억 명의 삶을 바꿨다”고 평가한 바 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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