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경합주 플로리다 판세 분석

‘선거인단 29명’경합주 최다… 최근 6번 대선서 3번씩 승리
‘클린턴 지지’ 히스패닉 많아… 이곳서 이기면 승리 확정적
‘트럼프 호감’은퇴백인 급증… 승리땐 대선 반전 기회될 듯


46일 앞으로 다가온 2016 미국 대선이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중 가장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플로리다주로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992년부터 치러진 6번의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세 번씩 승리한 플로리다는 경합주 가운데 가장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돼 있어 백악관으로 향하기 위해 반드시 가져가야 하는 주로 꼽힌다.

민주당의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왼쪽 사진)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는 플로리다주를 수차례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두 후보는 43%로 동률을 이뤘고, 정치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8월 29일∼9월 19일 여론조사 평균에서도 45%로 경합주 중 유일하게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


◇슈퍼 스윙스테이트 플로리다= 플로리다가 슈퍼 스윙스테이트로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된 것은 가장 극적인 승부가 펼쳐졌던 지난 2000년 대선부터다. 텍사스 주지사였던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플로리다에서 연방대법원 재검표까지 간 끝에 부시 후보가 단 537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이 지역 득표율 격차는 0.9%포인트로 51개 주를 통틀어 유일하게 1%포인트 이내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역대 대선에서 플로리다에서 승리를 가져가는 후보는 대부분 백악관의 주인이 됐는데, 플로리다에서 패하고 당선된 마지막 대통령은 1992년 선거에 나섰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다.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이번 대선에서 플로리다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NYT는 선거인단 확보 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이 플로리다를 가져가면 백악관행을 거의 확정하지만, 패할 경우 트럼프에게 중요한 기회를 주게 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패할 경우 사실상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많다.

◇히스패닉, 힐러리에게 승리 안길까= 지난 2012년 플로리다의 히스패닉 인구 비율은 17%에 달해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았다. NYT, FT 등에 따르면 2015년까지 플로리다 지역의 히스패닉 인구는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특히 플로리다의 히스패닉 인구는 플래글러, 파이넬러스, 힐즈버러, 오세올라 카운티 등 주간고속도로 ‘I-4 노선’ 주변 지역에서 크게 늘었다. 오세올라 카운티의 히스패닉 인구는 같은 기간 20% 이상 증가했다. 히스패닉계는 반(反)이민 정책을 주장하는 트럼프에게 등을 돌린 채 클린턴 전 장관에게 지지를 몰아주고 있어 이들의 결집력이 플로리다 선거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전 장관은 I-4 노선에 11개의 선거사무소를 배치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NYT와 시에나대의 플로리다주 히스패닉계 유권자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61%의 지지를 얻어 21%를 기록한 트럼프에게 무려 40%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 지역 히스패닉계 공화당 당원 중에서도 60%만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백인, 트럼프에게 희망 줄까= 오세올라 카운티에서는 2012년에서 2015년 사이 히스패닉 인구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증가율이 더 높았다. 이 지역에는 ‘셀러브레이션’이라는 교외 주택단지가 있는데 날씨가 좋은 곳에서 여생을 보내려는 은퇴한 백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FT는 과거 미국의 전성기를 추억하는 이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를 앞세운 트럼프에게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지역 고소득 백인들은 오세올라 지역에 늘어나는 히스패닉계 등 이민자에게 강한 반감을 갖고 있어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 고령 백인들의 투표 의지가 강하다는 점도 트럼프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NYT와 시에나대의 조사 결과 트럼프는 투표 의지가 90% 이하인 유권자 사이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 열세를 보였지만 90% 이상인 유권자 사이에서 46%의 지지를 얻어 39%인 클린턴 전 장관에게 앞섰다. 신문은 90% 이상 투표할 의지가 있다고 밝힌 이들 대부분이 고령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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