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기 논설위원

닷새 후 28일 김영란법 시행으로 부정한 청탁이나 돈과 함께 갑질도 사라질까, 아니면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그렇게도 마뜩잖아한 그 갑질 더 음험해질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라는 긴 본명도 그새 제법 익숙해졌다. 적용대상 기관 4만919개, 대상자가 400만 명을 넘어 인간관계와 조직 문화 등 국민의 일상이 크게 달라지리라고들 한다. 하지만 글쎄…, 여전히 혼란스럽다. 오죽하면 국무회의가 시행령을 심의 확정한 지난 6일, “연인끼리 주고받은 선물은 어느 한쪽이 ‘공직자 등’이라도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는 권익위 매뉴얼 한 구절이 온종일 화제였으랴. 연인도 잠시 멈칫거리게 하는 그 법 제2조 제2호 ‘공직자 등’ 네 음절의 풀이는 아무리 기를 써도 ‘국가·지방공무원, 공직 유관단체 및 공공기관의 장과 임직원, 각급 학교의 장과 교직원, 학교법인 임직원, 언론사 대표자와 임직원’에서 단 한 음절 더 줄이기 힘들다.

제12조는 소관 기관을 권익위로 명시하고 있다. 대개들 으레 그러려니 하지만 여기라고 짚어봐야 할 문제 없을 리 없다. 권익위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1조와 제11조에 따라 고충 민원의 처리와 불합리한 행정제도 개선 및 부패방지 활동을 수행하는 국무총리 소속 기관이다. 2008년 2월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종전의 국민고충처리위, 국가청렴위 및 행정심판위를 권익위 깃발 아래 한데 모은 연혁이 제1, 11조 명문에 화석(化石)으로 남아 있다.

박인제 당시 부위원장이 권익위 이전 3개 위원회를 법조 3륜에 견주던 일화도 새삼스럽다 - “국가청렴위는 검사 기능, 고충처리위는 변호사 기능, 행정심판위는 판사 기능을 하는 곳이라는 비유가 있다. 일리 있다.”

권익위의 김영란법 관련 업무는 부패방지국 소관이다. 한 시절의 국가청렴위 관할 영역, 그러니까 박 전 부위원장이 말한 검찰 역할이다.

넓디넓은 ‘공직자 등’의 부정청탁 내지 금품 비리 소지를 예의 주시하는 뉴브랜드 검찰, 일컬어 ‘김영란 검찰’이 지금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총리 소속 김영란 검찰이 제2조 공공기관인 국회·법원·헌법재판소·선거관리위·감사원 등 각 헌법기관의 윤리와 반부패를 제대로 추적할 수 있을지…, 또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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