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개 기관 2313명 재직
민간기업 평균인원 3.6배
상하수도협회 53명 ‘최다’
이사1명이 6개 기관 겸직도
3명중 1명, 직무관련성 없어


대우조선해양의 부실경영을 초래한 요인 중 하나로 거수기로 전락한 사외이사의 문제점이 제기된 가운데, 공공기관 사외이사의 ‘마구잡이식 운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기업의 경우 민간 기업에 비해 평균 사외이사 수가 4배 가까이 많고, 그나마 그중 3분의 1이 직무 관련성이 없는 인물로 채워지는 등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방만 실태가 수치상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26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집계한 공공기관 사외이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 사외이사 규모가 민간기업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공공기관 사외이사는 271개 기관에서 모두 2313명이 재직해 평균 8.5명꼴로 나타났는데 이는 민간기업 평균인 2.36명의 3.6배에 이른다.

공공기관 사외이사 수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최대 15명으로 제한되지만 직종별 기관 연합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에는 초과가 허용되는 등 예외 조항이 비대화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한국상하수도협회는 사외이사 53명으로 이 분야 1위로 꼽혔고 한국연구재단 등 4개 준정부기관에는 각각 14명, 한국마사회 등 6개 공기업에는 각각 8명의 사외이사가 재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명이 최대 6개 공공기관 사외이사직을 맡는 등 공공기관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사외이사의 겸직 현상도 제도의 허술함을 보여주고 있다. 민간기업의 경우 한 명이 3개 이상의 사외이사직을 맡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공공기관에서는 겸직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능력 위주 선임을 위해 겸직을 허용했으나 제도 적용 과정에서 과다 겸직이 부작용으로 나타나 제 역할을 못하는 사외이사의 등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공공기관의 사외이사 경력을 확인한 결과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경우가 196명에 달했다. 이들 인물의 비중은 공기업이 33.51%로 가장 높고, 준정부기관(9.56%), 기타공공기관(4.7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을 직무 관련성 없는 사외이사로 채운 기관은 19개로 이 중 코레일테크, 코레일유통, 코레일로지스는 전체 사외이사 전원이 직무와 무관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공공기관 사외이사의 경우 공운법에서 규정하는 결격사유가 추상적이고 인사운영 지침이 단 두 개로 한정되는 등 제도 자체가 허술하다”며 “고도의 경영판단을 요구하는 민간기업보다 공공기관 사외이사 수가 많다는 점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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