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핵실험을 통해 핵 능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 미국이 ‘체제전환(레짐 체인지)’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를 위해 북한의 정보화 확대와 통치자금줄 차단을 통해 그 기틀 마련한다는 것이다. 외부 정보 유입 확대는 김정은과 북한 주민을 유리시키는 작용을 하며, 통치자금 차단은 김정은과 핵심 측근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하는 만큼 올바른 선택이다.
우선, 북한의 정보화 확대를 위해 미국은 23일 265만 달러(한화 약 30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 사업은 ‘외부 정보 유입(북한 내 정보유통), 북한 내 유통 정보의 외부 반출’을 위한 북한 정보 환류 체계 구축 사업과 북한의 인권 증진 및 책임 규명 촉진 사업, 북한의 정치적 개방을 대비하고 이행 프로그램의 기술 개발 등의 사업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정보 환류 체계 구축 사업은 1차적으로 북한 주민에게 정보 접근권을 확대해 주는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인권 인식을 고취하고 인권 신장과 정치적 개방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화는 현재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과도한 사형판결, 공개처형, 연좌제 처벌,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인권유린 행위 등에 대한 외부 세계의 평가를 접하게 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인권 의식이 고양돼 인권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을 제어할 수 있다. 또한, 폐쇄 사회인 북한에 외부 정보 유입은 민주화의 싹을 키우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 민주주의의 기반을 다지는 기능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다. 정보 접근권 확대를 위해 지역별 대상별 맞춤형 정보를 유입시키며, 다양한 정보 유입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북한이 보유한 370만 대의 휴대전화와 인트라넷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다음으로,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의 인권유린도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북한은 40여 국가에 10여만 명의 노동자가 연간 12억~23억 달러의 통치자금을 벌어들이고 있다. 노동자 해외 파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임금착취, 이동제한 등으로 인한 노예노동의 상황이 문제다. 따라서 이들의 인권 실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인권 외교를 강화해 이들의 정당한 권리와 인권 신장을 도모하고 정보 공유를 통해 통치자금을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끝으로, 미국은 북한의 통치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최근 미국은 북·중 간 검은 거래를 한 중국 기업 훙샹(鴻祥) 그룹에 대한 관련 정보를 중국 당국에 제공했다. 훙샹 그룹은 북한에 핵·미사일 등 전략물자를 수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으로, 사실상 북한의 통치자금 창구 역할을 해왔다. 훙샹 그룹 외에도 다수의 중국 기업이 검은 거래에 간여한 의혹이 있다. 이런 검은 거래가 가능한 것은 중국이 구조적 허점을 만들고 이들을 감시하는 데 눈을 감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대북 제재는 구조적 허점을 없애는 것은 물론 미국의 제3국 제재(secondary boycott)도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 그러나 유엔의 대북 제재 제2270호가 발효된 이후에도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분쟁을 우려해 제3국 제재를 하지 않았다. 이런 미국의 소극적인 행동이 북한의 통치자금 차단은 고사하고 북핵 질주에 협력한 셈이 됐다. 북핵 폐기를 위한 체제 전환은 정보 접근권 확대와 통치자금 차단이 완벽하게 작동되도록 하는 한국과 관련국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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